23개 상장 증권사 5년 실적 ‘반토막’

입력 2012-07-10 09:13 수정 2012-07-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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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에프앤 상장사 23곳 최근 5년간 실적 조사

(자료제공=와이즈에프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이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증권사 종업원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흉년 속에 식구만 늘어난 증권업계의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일 증권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이 23개 상장증권사의 5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08년 3월 결산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3조72억원에서 2012년 3월 영업이익이 1조7040억원으로 43.34% 급감했다. 하지만 2008년 3월 2만6455명이던 증권업계 종업원수는 2012년 3월 2만9903명으로 13.03% 늘었다.

증권업계 영업이익이 급감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와 주식거래규모 감소, 과당경쟁으로 인한 주식매매수수료 인하 경쟁 등으로 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석진 와이즈에프앤 상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권업계 영업이익이 2009년 잠깐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10년과 2011년 연속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래에셋증권과 SK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이 발 빠르게 인원을 감축하고 있지만 대부분 증권사는 종업원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23개 상장증권사 중 가장 장사를 잘한 증권사는 HMC투자증권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2008년 3월보다 무려 309.5% 급증했다. 다음으로 이트레이드증권(56.9%), NH농협증권(46.1%). 메리츠종금증권(35.1%) 등 순으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았다.

유진투자증권과 골든브릿지증권은 적자전환해 실적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동양증권은 2008년 3월 영업이익 1754억원에서 2012년 3월 영업이익 406억원으로 76.8% 감소해 영업이익증가율이 가장 저조했다. 이어 동부증권(-72%). 교보증권(-64%), 유화증권(61.8%) 등 순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대형증권사들도 실적이 저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이익은 2008년 3월보다 58.5% 감소했다. 대신증권(-57.4%), 대우증권(-53.7%), 삼성증권(-53%), 우리투자증권(-44.4%), 현대증권(-40.2%) 등 대형사들의 영업이익이 반토막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증권업계 실적부진에 불구하고 종업원수는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상장증권사 중 종업원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증권사는 KTB투자증권이다. KTB투자증권의 종업원수는 2008년 3월 84명에서 2012년 3월 553명으로 558.3% 증가했다. 다음으로 이트레이드증권(260.3%), HMC투자증권(209.1%), 동부증권(45.6%), 키움증권(40.1%) 등 순으로 종업원수 증가율이 높았다. 대형사 중에서는 삼성증권의 종업원수가 2008년 3월보다 20.1%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다음으로 우리투자증권의 종업원수가 16.9% 증가해 그 뒤를 이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 종업원수가 증가한 것은 중소형사들의 공격적 경영과 생존을 위해 브로커리지 영업에서 벗어난 자산관리, IB(투자은행)부문에 영업 기반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사업부문이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증권업계가 실적부진이 가중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실적부진으로 지난해부터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특히 리테일(소매)영업 부진으로 인력감축이 불가피해 올해 구조조정을 단행할 증권사들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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