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하반기 3대 이슈]경제도…오바마도…죽느냐 사느냐

입력 2012-07-1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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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위축…실업률 고공행진…여야 대치에 '재정절벽' 위기

‘째깍째깍’

올 하반기 세계 시장을 강타할 시한폭탄의 초침이 돌아가고 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해법을 위한 큰 그림에 합의하면서 유로존(유로 사용 17국) 재정위기 사태에 쏠렸던 국제사회의 관심은 이제 경제는 물론 정치적 교착 상태가 우려되는 미국으로 쏠리고 있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애틀랜타 피치트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선거기금 마련을 위한 리셉션에서 고용과 경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고용·소비 둔화 등 총체적 난국에 처한 미국 경제상황은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앞길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애틀란타/AP/연합뉴스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 전반이 정체된 가운데 ‘재정절벽(fiscal cliff)’을 둘러싼 미국 여야의 대결은 하반기 최대 불안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재정절벽이란 기존에 집행하던 예산이 갑자기 삭감되거나 중단돼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입히는 현상을 말한다.

민주·공화 양당이 정부 지출을 어디서 얼마나 줄일지 합의하지 못할 경우 내년 초 1조2000억달러의 재정 지출이 자동으로 삭감된다.

이 경우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의회의 합의 결렬로 미 경제가 재정절벽에 직면할 경우 긴축 여파는 4%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1960년대 3.3%의 긴축 재정을 실시했을 당시 미국은 경기 침체에 빠졌다.

경제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긴축 4%의 충격은 그리스가 2010년에 경험한 것의 절반, 2010년 아이슬란드가 경험한 것과 2009~2011년 아일랜드가 겪은 것과 같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기업과 가계의 재무 상태가 취약한 가운데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지면 CBO의 예상을 뛰어넘는 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식회사 미국’ 역시 이에 따른 여파로 무너지고 주식시장은 붕괴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T로우프라이스의 조셉 밀라노 뉴아메리카 그로스펀드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미국 정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제와 기업 실적을 압박해 주가 상승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S&P500 기업들의 실적은 예상을 웃돌아 사상 최고를 경신하는 기업도 상당수였다.

2분기도 낙관론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S&P캐피털IQ에 따르면 2분기말 시점에서 S&P500지수의 향후 1년 실적 전망에 근거한 주가수익률(PER)은 13배로 평균치를 밑돌았다.

일련의 어려운 미국 경제 상황은 재선을 노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앞길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지표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도 3년 만에 위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6월 비농업부문의 취업자 수는 전월보다 8만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월의 7만7000명보다 많지만 시장의 예측치 9만명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6월 실업률은 8.2%로 41개월 연속 8%대를 웃돌았다.

부진한 경제는 오바마의 경쟁자인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는 절호의 공격 기회다.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 케어) 합헌 결정으로 기운이 빠져있던 롬니 진영에 백악관이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은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부양조치마저 한계에 직면하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시한을 연장하기로 했지만 추가 완화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필요하다면 추가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상투적인 발언이 전부였다.

신통치 않은 경기에 연준이 활력을 불어넣을 카드가 바닥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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