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의회, WTO 가입 비준안 승인

입력 2012-07-1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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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품 관세 6.4%로 낮아져…찬반논쟁 치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가 10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비준안을 찬성 238표 반대 208표 기권 1표로 통과시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비준안은 오는 18일 상원 표결을 거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서명을 마친 뒤 30일 후에 공식 발효된다.

WTO 비회원국 중 가장 큰 경제규모를 가진 러시아는 18년에 걸친 협상 끝에 지난해 12월 WTO로부터 154번째 회원국 자격을 획득했다.

러시아의 WTO 가입은 지난 2001년 중국의 가입 이후 세계 무역자유화에 있어서 커다란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WTO 가입 비준안 인준을 놓고 러시아 내부에서도 치열한 찬반 논쟁이 일어났다.

이날 표결에서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만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산당과 정의러시아당, 자유민주당 등 모든 야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공산당과 정의러시아 등은 이날 의회 밖에서 열린 WTO 가입 반대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야당은 러시아의 WTO 가입에 대해 위헌 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전일 WTO가입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야당은 WTO 가입이 제조업체와 농부들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세르게이 레슐스키 공산당 원내 부대표는 “러시아는 무기와 비료 외에 수출할 만한 마땅한 것이 없다”면서 “이미 자본의 해외 유출, 부정부패로 경제가 흔들리는 마당에 WTO 가입으로 러시아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무역불균형이라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고리 루덴스키 하원 경제정책위원회 위원장은 “WTO 가입은 러시아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주고 소비자들도 보다 다양한 종류의 상품과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WTO 가입 조건으로 현행 평균 10.3%인 수입 관세를 7.2%까지 낮추기로 했다.

농산품 관세는 현재의 15.6%에서 11.3%로, 공산품 관세는 9.4%에서 6.4%로 각각 낮아진다.

관세율 인하 이행 기간은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2~3년 정도이며 민감한 상품은 5~7년이 적용된다.

서비스 분야의 문호개방도 크게 확대된다. 통신· 보험· 은행·운송· 유통 등 11개 서비스 분야의 155개 하위 부문 중 116개 부문에서 외국인 진출 제한 폐지나 규제 완화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이밖에 러시아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지급하던 보조금도 폐지되거나 대폭 축소된다.

세계은행(WB)은 지난 3월 보고서에서 “WTO 회원국은 글로벌 무역의 97%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WTO가입으로 시장접근성이 개선되고 외국인 투자를 촉진해 경제규모가 1620억달러 추가로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WTO 가입으로 매년 4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BNP파리바 모스크바 리서치센터 대표는 “중기적 관점에서 경제 자유화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점은 이익”이라며 “다만 단기적으로는 러시아 기업들이 외국기업과 경쟁하는데 따른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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