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면수의 '稅'상속으로]'역외탈세' 봄날은 갔다

입력 2012-07-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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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면수 산업부 차장

세상에서 분명한 것은 단 두가지뿐이다. 하나는 죽음이고 하나는 세금이다. 미국의 유명 정치가 벤자민 플랭클린이 남긴 말이다. 이 말은 곧 세금과 죽음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죽음과 달리 세금은 어떤 식으로도 모면하기 위해 가진 애를 쓴다. 합법적인 방법을 동원한 절세는 무방하지만 변칙 또는 편법 등을 동원해 탈세를 일삼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고질적 탈세와 대재산가의 부의 편법 승계, 국부를 해외로 불법 유출해 세금을 탈루하는 역외탈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역외탈세의 경우에는 국세청이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역점 추진과제 중 하나다.

실제로 국세청은 지난 해 역외탈세와 전면전을 선포한 후 시도상선 권혁 회장 등 역외탈세 혐의자들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를 통해 무려 9637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했다.

또한 국세청은 올해 상반기 중 역외탈세 105건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 총 4897억원의 탈루세금을 추징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 국세청은 올 하반기에도 역외탈세를 중심으로 조사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역외탈세를 통해 부를 축적한 재산가들은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이들은 케이만아일랜드와 라부안 등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세금을 탈루할 때 죽음과 달리 세금은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세청이 역외탈세 혐의자들을 대상으로 주도면밀하게 조사하고, 이를 통해 거액의 세금을 추징한 사례 등을 감안할 때 자신들의 판단이 ‘엄청난 실수’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국세청으로부터 역외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재산가들에게 있어 좋은 날은 모두 지났다. 이제 남은 것은 거액의 세금 추징 뿐이다. 국세청 세금 추징 후 일부(역외탈세범)는 ‘과세가 불합리하다’며 대형 로펌과 연계해 과세불복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국세청은 세금 추징 후 발생할 수 있는 일련의 쟁점 사항 등을 면밀히 파악?분석해 역외탈세에 따른 세금 추징이 ‘공평과세’를 위한 첫 걸음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과도한 성과주의를 지양해야 한다. 무리하게 과세를 추구하다 보면 ‘과세당국이 오버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를 수 있다. 즉 일단 과세하고 보자라는 막무가내식 세금 추징은 철저히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역외탈세는 조세정의를 좀먹는 엄연한 위법행위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세금은 국가와 국민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드는 밑거름이다.

비록 완벽하지는 못해도 탈세가 뿌리내릴 수 없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 1년 365일 고군분투하는 국세청. 앞으로도 역외탈세와의 전면전을 통해 조세정의를 실현하고, 역외탈세 혐의자들에게는 죽음과 함께 세금은 결코 피할 수 없다는 진리를 일깨워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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