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채금리 사상최저, 경기하강 서막?

입력 2012-07-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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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채권 금리가 사상최저치로 떨어졌다. 안전자산인 장기채권의 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시장의 불안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그만큼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는 뜻이다.

더욱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으로 채권 수익률 하락은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 하강의 우려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12일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22%포인트 떨어진 3.29%로 밀렸다. 2000년 12월 상장된 이후 최저치다. 20년물 국고채 수익률도 바닥을 쳤다. 전날보다 0.21%포인트 내려간 3.40%를 기록했다. 이 역시 2006년 1월 상장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기채권 금리의 하락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받았다.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내리면서 수급적으로 채권 매수 수요가 많았다. 그러나 장기채권 금리하락은 수급의 결과로만 보기 어렵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원은 “장기채권 금리하락은 경기의 기본체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매수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만기가 길어질수록 경기나 물가 변동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 2009년 2월12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2.00%까지 내렸을 당시 10년물 국고채 수익률은 5.25%였다. 20년물은 5.59%를 기록했다. 지금은 기준금리가 1.00%포인트나 높지만 장기채권 수익률은 더 떨어졌다. 시중의 유동성이 소비나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안전자산에만 쏠리는 유동성 함정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도 지속됐다. 3년물 국고채 수익률은 12일 2.97%를 기록해 1년물 국고채 수익률인 2.99%를 밑돌았다. 1년물과 3년물 모두 하루짜리 기준금리보다 낮다. 수익률은 만기가 길수록 높은 것이 정상적이다. 만기가 길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우상향 그래프가 왜곡됐다는 것 역시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한은으로서는 난감하다. 금리를 내렸지만 약발이 통하지 않았다. 추가 인하를 신속히 하던가 아니면 단기 금리가 기준금리를 웃돌기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예상치 못한 인하가 가져온 시장의 역습인 셈이다.

김 연구원은 “3년물 국고채의 경우 전 저점인 2.89%까지, 10년물의 경우 3%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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