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크게 내려 잡은 것은 결국 대내외 경기악화가 원인이였다.
이와 관련 한은의 김준일 부총재보는 13일 하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을 통해 실물상의 수치가 크게 떨어진 점이 경제전망 하향조정에 큰 영향을 미췄다고 언급했다.
김 부총재보는 이에 대해 “5월 이전에는 상반기에 유럽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는 것으로 봤으나 5월중순 이후 유럽 불확실성이 악화됐다"며 "불확실성 자체만으로도 성장률을 상당폭 하향 조정하게 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즉 원유 도입단가 하락이 올해 경제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유로지역 재정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 이 전망치 하향의 근거가 됐다. 또한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 중국, 미국의 경기상황이 심상치 않고 내수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도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이번 성장률 전망치는 전날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됐다는 게 한은측 설명이다.
신운 조사국장은 브리핑을 통해 “하반기 중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고 결과적으로는 금리인하가 GDP 성장률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하반기 경기악화를 전망하며 기습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한 금융통화위원회의 시각이 하반기 경제전망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브리핑에서는 한은이 전망한 3% 성장도 불가능할 수 있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글로벌 경제의 악화로 이미 경기성장에 대한 수출기여도가 대폭 줄어든데다 내수 또한 설비투자에 대한 정부지출이 보장되지 않은 한 크게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운 국장은 “전망을 상방리스크와 하방리스크로 명기될 수 있는데 성장에 있어서는 유로지역 불확실성으로 하방리스크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며 올해 성장률이 전망치인 3%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은은 또한 정부의 재정투입 효과가 없다면 하반기 경제성장 전망은 전분기 대비 1%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준일 부총재보는 이와 관련“전기대비로 상반기 0.7%, 하반기 1% 성장을 전망했으나 정부재정 효과를 빼면 하반기에는 1%에도 못미치는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이 경기악화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하반기 경제성장 전망을 크게 낮춤에 따라 정부와 한은의 정책적 명제였던 '상저하고'는 폐기됐다.
특히 국내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더 크다고 밝힌 만큼 상저하고를 근거로 구성된 정부와 한은의 하반기 경제정책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와 함께 소폭에 머문 정부의 추경예산 재편성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