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실질적으로 경착륙에 들어섰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7.6%로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둔화세를 보였다.
유럽 재정위기 불안과 미국의 느린 경기회복세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 부동산시장이 정부의 고강도 과열 억제정책으로 냉각되는 등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0년 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하락했다.
다른 경제지표도 중국의 경기둔화가 더욱 심화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중국의 상반기 수출증가율은 9.2%로 전년 동기의 24%에서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9.5% 늘어나 전문가 예상치인 9.8% 증가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13.7% 증가해 시장 전망인 13.5%를 소폭 웃돌았지만 전월의 13.8%에 비해서는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정부의 경기부양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정부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안정적인 경제성장은 현재 중국 정부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이며 장기적으로 핵심 임무”라고 강조하면서 “투자의 지속적인 증가를 위해 정부가 힘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중국은 경제와 사회적 발전의 튼튼한 기초를 제공하고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 반드시 일정 수준의 경제성장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중국 경제성장률이 하반기에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젠강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리고 더 많은 인프라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신규대출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4분기에 경기가 큰 폭으로 회복해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이 8%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중국은 올가을 열릴 예정인 당 대회에서 10년 만의 권력 교체를 앞두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 현 지도부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복잡한 구조적 문제가 경기회복의 가장 큰 변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국은 4조위안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쳐 위기에 탈출했다.
그 부작용으로 막대한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거품 위기가 고조됐고 지방정부는 무분별하게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해 재정부실 위험도 커졌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강조하면서도 부동산정책은 현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거듭 밝히고 있는 것도 이런 점을 우려해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않고서는 경기를 살릴 수 없다면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UBS는 부동산은 전자제품과 건설기계, 금속 등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에 달하는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부문 없이 중국 경제가 회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면서 “정부는 부동산정책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중국 지도자들은 아마도 올해 약 8.5%의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을테지만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8%도 못 지킬 것”이라며 “유럽 충격을 받으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