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차 노조가 13일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두 회사를 합쳐 생산차질 7000대, 손실액만 13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노조측은 오는 20일 한 차례 더 추진할 계획이어서 우려했던 총파업 사태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13일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각각 지회별로 출정식을 갖고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기아차 노조는 오전 10시 30분, 현대차 노조가 12시에 출정식을 열었다.
현대차노조는 이날 주간조 근로자가 오후 1시부터 4시간, 야간조 근로자가 이튿날 오전 2시부터 4시간 각각 부분파업을 벌인다. 이 회사 노조의 파업은 2008년 이후 4년 만이다. 기아차노조 역시 같은날 주간조를 시작으로 4시간씩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이번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및 손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4300여대와 2700여대의 생산 차질을 예상했다. 피해금액은 각각 880억원과 470억원으로 회사측은 내다봤다. 하루 부분파업으로 인해 총 7000여대의 생산이 지연되고 피해액은 1350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현대차는 이날 오전 유인물을 통해 “파업은 노사간 의견 불일치로 인해 문제해결이 더 이상 불가능할 때 노동조합이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인데도 이미 정해진 파업일정에 따라 교섭이 결렬되고 결국 파업에 다다른 것에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노조요구안에 대한 일괄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1차 경고파업에 이어 2차 고강도 파업투쟁을 할 것이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는 20일로 예정된 금속노조의 총파업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부분파업이 총파업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현대차의 경우 쟁점 현안에 대해 노사 양측이 협상 초반부터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사측은 “(노조가 주장하는)주간 연속2교대제는 증설 및 기반시설이 확보된 이후에 가능한 일이지 당장은 어렵다”는 입장과 함께 “노조측이 요구하는 타임오프제도는 현대차가 법을 어겨가면서 들어줘야하는, 현실성이 부족한 요구안이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이에 대해 “회사측의 일괄 수용”안을 고수하고 있다.
입장차이가 뚜렷한 만큼 향후 재협상에서도 만족할만한 결과는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부분파업으로 시작한 노사양측의 대립이 결국 총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금속노조 총파업과 맞물린 현대차와 기아차 부분 파업은 ‘정치파업’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하고 “20일 한 차례 부분파업이 이어진 뒤 협상의 진척이 없다면 우려했던 총파업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