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홀딩스가 멕시코 마약카르텔의 돈세탁을 방조해 미국 금융시스템에 범죄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경고를 무시해왔다고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상원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고서는 “HSBC의 멕시코 지점에서 미국으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이 흘러들어갔으며 이는 다른 어떤 멕시코 은행보다 많은 규모”라며 “미국 사법당국은 이같은 규모라면 이 안에 마약 관련 자금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으나 은행은 이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조사위원회의 칼 레빈 의장은 “자금세탁을 차단하는 것은 국가안보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HSBC는 고객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는 문화가 있어 미국 금융시스템을 오래 오염시켜왔다”고 비판했다.
HSBC의 전현직 임직원은 17일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과거에 때때로 고객과 금융당국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데 실패했음을 인정한다”면서 “이를 사과하며 잘못을 고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HSBC가 돈세탁 방조 혐의로 최대 10억달러의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레빈 의장은 “미국 정부는 HSBC의 미국 은행업면허를 취소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