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업계, M&A로 지각변동

입력 2012-07-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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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시스템반도체 등 취약 부문 강화하라"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D램과 낸드, 시스템반도체 등 각자 취약 부문 강화를 위해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분야 전통의 강호를 서로 위협하는 등 판세 변화가 예고된다.

삼성전자는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CSR의 모바일 부문을 3억1000만달러(약 3400억원)에 인수한다고 18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CSR 개발 인력 300명과 관련 특허까지 모두 인수해 시스템LSI사업부 산하 개발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다.

CSR은 와이파이·블루투스·GPS 등 무선 데이터 통신에 관한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GPS 분야 세계 1위, 블루투스 분야는 세계 2위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수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등 무선 연결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모바일 제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에서 무선 연결 및 전력 솔루션 통합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AP 업계 2위인 퀄컴이 지난해 아테로스를 인수하고, 인텔이 인피니언의 무선사업부를 인수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웨덴의 저전력 와이파이 관련 업체 나노라디오를 인수했다. 메모리반도체로 성장한 삼성전자가 M&A를 통해 인텔, 퀄컴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 전통 강호들에 제대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AP 시장 1위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스템반도체 매출 비중도 끌어올리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 2조2500억원을 들여 2013년 말 완공을 목표로 시스템반도체 라인을 짓기로 하는 등 투자도 늘리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매출 비중이 메모리 비중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D램에 비해 취약한 낸드플래시를 강화하기 위해 잇따라 M&A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에만 두건의 대형 M&A를 성사시켰다. 미국 컨트롤러 업체인 LAMD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고, 이탈리아의 낸드플래시 개발업체 아이디어플래시를 인수해 유럽 기술센터인 ‘이탈리아 기술센터’로 전환 설립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확보를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지난 1분기에 각각 37.4%와 34.2%의 점유율로 1, 2위를 기록하며 시장을 양분한 상황. SK하이닉스는 11.1%로 4위에 머물러 있다.

SK그룹 품에 안긴 후 최태원 회장의 과감한 M&A를 바탕으로 낸드플래시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다.

한편 D램 시장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미국 마이크론이 일본 엘피다 인수를 완료하면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세계 2위 D램 반도체 업체로 뛰어오르게 된다. 이를 통해 마이크론은 업계 1위 삼성전자에 맞서 공급과 가격 결정권에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단순 점유율만으로 순위를 매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나노급 D램을 양산하며 미세 공정에서 앞서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20나노급 미세공정 전환에 적극 나설 경우, 업계 2위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시장 판도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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