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으로 가는 사람들]"항상 나를 낮추고 이웃을 배려"

입력 2012-07-1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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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귀농' 남원서 오리농장 유용기씨

▲유용기(사진)씨는 계획없이 무작정 귀농을 시작했지만 마을 주민들과 관계형성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자신을 낮춰 성공적인 귀농인이 됐다.(사진=농림수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잘나가던 상조회사 대표였던 유용기(54)씨는 여행 중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춘향골’ 전북 남원에 정착했다. 아무 계획없이 무작정 시작한 귀농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 그는 연매출 40억이 넘는 국내 최대 오리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에게 ‘훌륭한 젊은이’로 불릴 만큼 이웃과의 관계도 좋아졌다.

오리를 키우려면 인적이 드문 곳을 택하는 것이 보통이다. 배설물로 인한 냄새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반면 유 씨는 귀농지를 덜컥 선정한 탓에 농장 인근에 1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마을을 생각하지 못했다.

예상대로 주민들은 연일 항의했다. 선배 귀농인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지역이었다. 도움을 요청할 곳도 없었다. 그는 “그 시기가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귀농에는 인근 주민과의 친밀한 관계가 필수적이다. 유 씨는 주민들의 항의에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 그는 대신 고민 끝에 지면의 모양을 바꿔 배설물이 한쪽으로 모이도록 하고 축사에 온기와 습기를 조절해 배설물을 마른 상태로 유지하는 특허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그는 자신이 개발한 ‘냄새 없는 축사’ 22개 동에서 5만 마리의 오리를 키우고 있다. 세계 최대의 오리 농장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역주민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그의 진지한 고민이 이룬 성과다. 냄새 없는 축사 특허기술은 도청에 헌납해 많은 이들과 공유했다.

“귀농은 나처럼 하면 실패합니다. 하지만 귀농 후에는 철저하게 '유용기'처럼 살아야 합니다”

충동적으로 결심한 귀농으로 고생을 겪은 그의 충고다. 하지만 유 씨는 자신을 낮추고 항상 밝은 인사성과 이웃에 대한 배려심을 잃지 않아 결국 성공적 귀농을 할 수 있었다.

유 씨의 귀농 계획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500명의 이웃 만들기’로 1년에 100명씩 5년 동안 500명이 이웃을 만든다는 프로젝트다. 일면 허황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달성했다. 현재 유씨는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을 귀농 후배들을 돕기 위해 ‘남원귀농귀촌연합회’를 결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인사성도 밝고 상냥하고 여기 주민보다 더 마을 일을 열심히 한다니까. 오리농장도 크게 하는데 냄새도 전혀 안 나고 아주 훌륭한 사람이지” 유 씨에 대한 70세가 넘는 마을 노인의 평가다. 유 씨는 쉰이 훌쩍 넘은 나이에 이렇게 ‘마을의 인기 있는 젊은이’로 인정받고 있다.

유씨의 귀농 성공기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발간한 귀농·귀촌 우수사례집 ‘촌에 살고 촌에 웃고’에도 실렸다. 성공적 정착 사례를 찾고 조언을 받기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귀농·귀촌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다양한 사례집은 통합농업정보서비스 사이트(http://agriedu.net)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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