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의 처리가 무산됐다.
여야는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직권상정된 김 총리 해임건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지만, 재적의원의 투표수가 과반인 151표에 미치지 못하면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처리가 무산됐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집계결과 총 138매로서 현재 투표하신 의원 수가 재적의원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투표 수는 집계하지 않고 의결정족수 미달로 이 안건에 대한 투표는 성립되지 않았다”고 산회를 선포했다.
이 같은 결과는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의원 전원이 투표에 불참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국회법은 총리 해임건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처리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김 총리 해임건의안은 21일 오전 10시 자동 폐기된다.
새누리당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표결이 진행되는 와중에 브리핑을 갖고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발의하여 본회의에 상정된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의 표결에 불참하기로 했다”며 “이번 해임건의안은 내용적으로도 부당할 뿐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는 게 새누리당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민주당은 한일정보보호협정이 밀실 책임 추진을 물어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협정은 체결된 게 아니라 추진하다 중단된 것이고 총리가 대국민 사과를 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갖고 총리를 해임하는 건 부당하는 판단”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이번 해임건의안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검찰소환에 쏠린 국민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하여 물타기 수법으로 제기된 정치공세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총리가 해임될 경우 8월에 있게 될 인사청문회 등을 빌미로 방탄 국회 열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대변인은 “앞으로도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유사한 정치공세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며 특히 ‘박지원 일병 구하기’ 방탄 국회나 정치공세를 결단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표결 무산된 뒤 브리핑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표결 불참에 의해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해임건의안이 투표무산으로 부결됐다”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우 대변인은 특히 새누리당이 표결에 불참한 데 대해 “답답하고 매국적인 태도”라며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한일정보보호협정의 재추진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