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에게는 사랑 표현의 수단이 되고, 친구 사이에서는 우정을 두텁게 하는 매개가 되기도 한다. 또 직장 내 상하관계에서 스킨십은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 때문일까. 지난 2일 취임한 조현관 서울지방국세청장의 최근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조 청장은 취임 후 처음 맞은 주말을 서울국세청 국.과장급 간부 등 10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청계산에 올랐다. 조 청장이 직원들과의 자연스러운 상견례와 소통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이날 조 청장과 직원들은 청계산 정상에 올라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잘 하는 서울국세청’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산을 내려왔다.
조 청장은 또 지난 13일 청사 인근에 소재한 볼링장에서 서울국세청과 산하 세무서 직원 70여명을 대상으로 ‘한마음 볼링행사 & 호프데이’를 가졌다. 조 청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볼링을 친 후 인근 호프집에서 자유로운 대화를 통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밖에도 조 청장은 지난 18일 제1기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기간을 맞아 동작세무서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조 청장은 각 과를 직접 방문해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면서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한편 새내기 직원들과 함께 대화와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조 청장의 이 같은 행보는 직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전에도 몇몇 지방국세청장들이 지방청 각과와 일선세무서를 깜짝 방문한 경우는 더러 있었다.
하지만 지방청장이 직접 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별도의 시간을 마련, 한 주가 멀다하고 걸음을 재촉한 경우는 분명 흔치 않은 일이다.
조 청장과 함께 소통의 시간을 가진 직원들의 반응도 뜨겁다.
일선세무서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윗분들과 자리를 하면 대체로 그 자리가 어렵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조 청장과 함께 한 소통의 시간은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직원들은 조 청장에 대해 조금은 의심스런 눈빛을 보내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직원들과 소통을 위해 보이는 일련의 행보가 일회성 ‘깜짝’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실제로 한 직원은 “역대 본청과 지방청장들은 취임 이후 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직원들과의 소통문화는 지속가능하지 않으면 차라리 안하는 것이 낫다”며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보다는 직원들과의 진정한 교감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청장은 곧 취임 1개월을 맞는다. 많은 일선 서울청 세무공무원들이 원하 듯, 직원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역대 최고의 서울청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