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伊 명품 ‘펜디’의 굴욕… 신세계 강남점서 ‘구찌’에 밀려 2층으로

입력 2012-07-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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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찌는 펜디 자리로 확장 이전 공사 중…구찌 자리엔 ‘페라’가모가

이탈리아 명품 펜디(FENDI)가 백화점의 ‘귀하신 몸’구찌(GUCCI)에게 굴욕을 당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 명당자리를 내주고 2층으로 올라간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 명품 펜디가 있던 자리에 구찌가 오는 9월 리뉴얼 확장 오픈하며, 펜디는 2층에서 매장을 오픈 준비중으로 현재 9층에서 임시 영업을 하고 있다.
24일 명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1층 펜디 매장을 구찌 매장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1층 구찌 매장에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가 이전한다. 구찌가 새롭게 들어설 이 매장은 센트럴시티랑 바로 연결되는 곳에 있어 백화점 내 명당자리로 꼽힌다. 새로운 구찌 매장은 오는 9월14일 오픈 예정이며, 펜디는 1층에서 밀려 2층으로 이전하며,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9층에서 임시 장사를 하는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새로운 펜디 매장은 9월21일 오픈이 예정돼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리뉴얼 작업에 따라 펜디 매장이 2층으로 이동을 하는 것일 뿐 퇴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1층과 2층에서 진행하는 브랜드 이동 작업은 그동안 브랜드 리뉴얼이 없었기 때문에 하는 것이고, 구찌의 경우 8~9년동안 옛날 디자인과 로고 그대로 사용해서 이번에 새롭게 확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구찌 측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는 그동안 가방과 신발만 판매를 해왔지만 이번에 제품 판매군을 다양하게 보강해 확장 이전하게 됐다”며 “새롭게 오픈하는 매장에서는 구찌의 여성 레디 투 웨어(기성복)과 칠드런 컬렉션(아이 의류)까지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신세계백화점이 MD(매장구성) 개편이 아닌 시기임에도 리뉴얼 작업을 하는 것을 두고 그만큼 펜디가 수익과 인지도 면에서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 펜디는 지난 2010년부터 성장세가 꺾여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펜디코리아는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1년 연말까지 영업이익이 29억7959만원으로 2009년 1월부터 2010년 연말까지 실적 28억5837만원에 비해 4% 소폭 증가했다. 순이익의 경우 21억2270만원으로 30억3903억원에 비해 30%가 넘게 감소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명품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매출 2960억원을 올리며 한국에서 매해 큰 폭으로 성장하는 구찌와 달리 펜디의 실적은 초라한 상황”이라며 “인지도와 수익면에서 메리트(강점)가 없어서 1층 명당에서 2층으로 밀려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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