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 관악극회 창단공연... ‘하얀 중립국’ 제작발표회

입력 2012-07-2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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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연극동문회 부설극단 관악극회의 창단공연 ‘하얀중립국’제작발표회가 공연연습실 현장에서 지난 21일 개최됐다.

연극동문회 회장인 극단 대표 이순재씨는 인사말을 통해 “크게 욕심내지 않고 이제 시작단계니까 진솔하게 열심히 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한다. 관악극회를 전문극단으로 끌어올려서 젊은 후배들과 함께 노소가 한 마음으로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 ‘빨간 마후라’, ‘연산군’ 등 한국 영화의 대표 배우로 기억되는 신영균씨가 이 작품을 통해 49년 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한다.

축사에 나선 신영균씨는 1948년도에 치과대학에 입학하여 연극회를 만들어 활동한 학창 시절 에피소드를 들려주면서 “살아가면서 늘 생각하는 것이 내 인생의 뿌리는 연극이고 연극무대다.”라고 말해 연극에 대한 깊은 애정을 피력했다.

‘하얀 중립국’에는 이외에도 TV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의 심양홍씨 등 전문 연기자에서부터 이제 막 대학교에 입학한 새내기까지 서울대학교 선후배 연극동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연출을 맡은 최종률씨는 “후배들이 등을 떠밀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연출을 맡게 되었지만 명예로운 창단공연의 연출자로서 열심히 임하려는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하얀 중립국은 20세기 문학 거장 중의 한 명인 막스 프리쉬의 원작 ‘안도라’를 현 시대에 맞게 각색하여 편견에 사로잡힌 인간집단의 광기를 블랙코미디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특히 이번 연극은 주인공 시로가 파멸로 치닫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과 소수자에 대한 배타성 그리고 다문화사회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공연문의 070-7788-5331

▲왼쪽부터 연극 '하얀중립국'에서 신부역을 맡아 출연하게 된 박원근, 이순재, 신영균, 심양홍씨

■공연 개요

제 목 하얀 중립국

일 시 23일~ 9월 1일(월~목 오후 8시, 금~토 오후 4시, 오후 8시, 일 오후 4시)

장 소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대학로)

제 작 서울대학교 연극동문회

제작총괄 윤완석

연 출 최종률

원 작 막스 프리쉬 작 (Max Rudolf Frisch) 안도라(Andorra)

번 역 김혜영

각 색 최종률, 신영선

관 람 료 일반 3만원

※청소년 및 대학생, 장애인, 다문화가족, 국가유공자, 65세 이상 50% 할인

■작품 해설

하얀 중립국은 스위스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막스 프리쉬(Max Frisch)의 대표작이며 가장 성공적인 작품인 희곡 안도라(Andorra)를 원작으로 하였다. 막스 프리쉬는 이 작품을 통해 반유대주의 이념을 고발하고 타인과 자신에 대한 편견의 해악을 부각시켰다. 이 작품은 독일의 제3제국시대 당시의 선입견에 의한 유태인 배척주의, 박해와 학살을 소재로 하여 인종적 편견을 고발하면서 안도라에서 일어났던 사건이 특정한 시대와 공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대 어느 공간에서도 얼마든지 반복되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가능성을 오늘의 현실에 맞게 각색한 작품이 <하얀 중립국>이다.

■ 줄거리

하얀 나라는 표면상으로는 평화를 사랑하는 이상적인 국가다. 그러나 실상 하얀 나라 사람들은 타국 사람에 대해 극히 폐쇄적이며 배타적이다. 그들은 자칭 지상낙원을 자랑하며 기묘하고도 이중적인 그들만의 삶을 즐긴다. 그러던 중 하얀 나라에서 사람들에게 존경 받던 교사가 젊은 시절 검은 나라를 여행하다 만난 검은족 여인과의 사이에서 사생아를 낳게 된다. 사람들의 비난이 두려웠던 교사는 진실을 숨기고 피살 위험에 빠진 한 노란족 아이인 시로를 자기가 구출해 입양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관대한 척 교사의 영웅적인 행위를 칭송하며 그 아이를 받아들이지만, 시로가 청년으로 성장하자 본색을 드러내 점점 소외시키기 시작한다. 따돌림을 당할수록 시로의 인간성은 황폐해지고, 이복 여동생 아미와의 금단의 사랑만이 유일한 도피처가 된다.

모성본능을 이기지 못해 아들을 만나러 왔던 시로의 친모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터지고 그 와중에 이웃 검은 나라의 검은 군대가 하얀 나라에 무혈입성하게 된다. 기상천외한 노랭이 검열에 의해 시로가 노란족으로 거짓 판명되면서 집단의 광기에 사로잡힌 마을 사람들은 시로를 살인범으로 몰아 처형장으로 끌고 간다. 자신의 거짓말로 인해 끝내 아들을 잃게 된 교사는 자살을 하고, 아미는 미쳐버린다. 거짓이 진실을 가린 이 비극적 죽음에 대하여 하얀 나라 사람들은 자기변명으로 일관하며 범죄행위를 덮어버리고는 익숙한 일상으로 다들 복귀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주점에서 희희낙락할 때 진실을 외면할 수 없던 노신부만이 집단의 광기가 빚은 이 끔찍한 죄악에 대하여 깊은 탄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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