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6일(현지시간) 유로존 구제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투자콘퍼런스에서 “ECB는 위임받은 권한 안에서 유로를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조치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의 이 같은 언급은 스페인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ECB에 대한 시장 개입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유로존 금융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재가동 등 강력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ECB는 특히 다음달 2일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있어 시장은 더욱 주목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나치게 높은 국채 금리가 통화정책의 실효성을 저해한다”면서 “국채 금리를 관리하는 것은 ECB의 임무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프랑스 재무장관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대해 “모든 것이 긍정적”이라며 환영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최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했다.
이날 런던시간으로 11시58분 현재 스페인의 2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대비 48bp(1bp=0.01%) 하락한 5.94%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2년물 국채 금리는 49bp 내린 4.45%에 거래됐다.
스페인의 10년물 금리는 오후 1시4분 0.38%포인트 떨어진 6.9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19일 이래 처음으로 7%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피에트 람멘 KBC뱅크VN 연구소장은 “드라기의 발언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 ECB가 적극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