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리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의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드라기 총재는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글로벌투자콘퍼런스에서 “ECB는 위임받은 권한 안에서 유로존 존속을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조취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드라기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스페인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ECB에 대한 시장 개입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채권시장 개입 의지도 시사했다. 최근 치솟는 금리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숨통을 트여주기 위한 것으로 FT는 관측했다.
드라기 총재는 “국채 금리가 지나치게 높아 통화정책의 실효성을 저해한다”면서 “국채 금리를 관리하는 것은 ECB의 임무에 속한다”고 전했다. 그는 “나를 믿어달라. 조치는 충분하다”고 덧붙여 시장이 우려해온 ECB의 유로존 위기 방어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 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1%대 급등세로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2.47% 급등했다. 유로 가치와 상품 시장 역시 강세를 나타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마의 7%’ 아래로 떨어져 6.99%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6.1%로 떨어졌다. 최근 6.7%까지 오른 것을 감안하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시장은 다음달 2일 열리는 ECB의 금융통화정책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ECB는 ‘제로(0)’인 초단기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직접 매입하거나 3년만기 장기대출(LTRO) 프로그램의 재가동 가능성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