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무라, '글로벌 IB' 꿈 물거품

입력 2012-07-27 10:50 수정 2012-07-2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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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CEO 내부자 거래 책임 사임…신임 나가이 CEO 해외사업 축소 시사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려던 일본 최대 증권그룹 노무라홀딩스의 꿈이 좌초하고 있다.

IB 부문에 사활을 걸어온 와타나베 겐이치 최고경영자(CEO)가 산하 영업사원의 내부자거래 파문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

2008년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의 유럽과 아시아 부문을 인수한 이후 계속되는 실적 악화와 맞물리면서 IB 부문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와타나베 CEO는 26일(현지시간) CEO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신임 CEO에는 나가이 고지 노무라증권 사장이 내정됐다.

나가이 신임 CEO 내정자는 기자회견에서 “회사 전체 방향성을 검토해 보겠다”며 “경영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만큼 ‘선택과 집중’을 과감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을 아시아 전략의 핵심으로 놓고 점진적으로 글로벌 경영 체제를 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무라는 증권 부문 영업사원이 기업의 미공개 증자정보를 고객에게 유출한 사실이 발각되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여파로 최근 정부가 매각을 추진하는 일본타바코산업(JT)의 주간사에서 제외됐고, 9월 재상장 예정인 일본항공의 7개 주간 증권사의 총괄 증권사에서도 제외됐다.

노무라의 2012 회계 1분기(4~6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0% 감소한 19억엔에 그쳤다. 특히 미주 유럽 아시아 등 해외 사업은 121억엔의 순손실을 내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야지마 겐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나가이 사장은 일본 국내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온만큼 그가 그룹 CEO가 되면 벌이가 시원찮은 해외 사업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나가이 CEO 내정자는 노무라에서 잔뼈가 굵은 증권맨으로 일본 국내 지점장을 두루 역임한 후 올 4월에 증권부문 사장에 올랐다.

사임한 와타나베 전 CEO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2008년 4월 취임해 같은해 9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리먼에서 유럽과 아시아 부문을 사들였다.

그러나 인건비 부담이 과도해 2008 회계연도에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실적은 악화일로, 주가도 38년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노무라가 IB 부문에서 퇴보할 경우, 이는 세계적인 ‘글래스스티골(Glass-Steagall)’ 재시행 흐름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다. 글래스스티골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부문을 분리하자는 것이다.

샌포드 웨일 전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금융위기를 반면교사로 리스크가 큰 투자은행 업무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업은행 업무에서 떼어내야 한다”며 “이것이 대형은행들이 살 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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