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분기 성장률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08년 2~3분기 때도 설비투자와 수출 부진이 전체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렸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일본식 장기 저성장을 뜻하는 ‘L자형’ 침체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내년 이후 우리 경제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전문가들은 내년 상황도 결코 녹록치 않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미국과 중국의 경기부양정책이 기대되는 시점에서 반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3.5~4.2% 수준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와 중국의 경기부양정책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내년 경제성장률은 3.6%로 전망한다”며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며 미국과 중국의 경기부양정책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럽과 미국이 빚더미에 앉으면서 세계 경제의 수요를 일으킬만한 곳이 없어졌다”면서 “다만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강력한 경기부양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4.2% 성장도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유럽 문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2/4 분기를 바닥으로 점진적인 반등이 예상된다”며 “유럽 재정위기 진정을 비롯해 미국의 주택경기회복 기대감, 중국 정권 이양 후 경제성장 등으로 내년에는 3.8~4%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국내 부동산 가격, 가계부채 등 악재가 있을 수 있는데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경기침체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이 크고, 유럽 리스크의 구조적인 문제와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 현실화 등 보수적인 시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한다는 가정 하에 내년 성장률은 3.5%로 본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상무는 “7월 수출이 안 좋은데다 유럽문제까지 지지부진하면서 하반기 의미 있는 경기회복이 나타나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유럽문제 등으로 인한 우리나라 수출의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이며 경기회복은 더디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해 한국은행은 3.8%, 주요 투자은행(IB) 평균은 3.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0%,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1%를 각각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