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발전소 건설 지지부진…1기만 멈춰도 '블랙아웃 공포'

입력 2012-07-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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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 더위 전국 강타…'전력대란' 앞으로가 더 큰 문제

▲전력당국이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전력수급 차질을 빚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력당국은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27일을 전력수급의 고비로 보고 있다. 사진은 서울에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25일 한국전력거래소 전력수급 비상대책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전력 수급 현황을 살피는 모습.(사진=고이란 기자)
전국적인 폭염에 예비전력이 바닥을 보이면서 전력당국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적극적인 수요관리 대책 외에는 마땅한 수급 마련의 돌파구가 없기 때문이다.

경북 영주의 낮 기온이 38도를 넘어서고 사망사고가 잇따르는 등 18년만의 폭염에 전력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1시40분 예비전력이 396만kW, 예비율은 5.42%를 기록했다. 이에 앞선 25일에도 예비전력은 오후 2시5분 397만kW까지 내려갔다. 예비전력은 15분 가량 ‘관심’단계에 속하는 300만kW대에 머물렀다. 만일 5분 정도 더 300만kW 수준을 유지했거나 350만kW 아래로 내려갔다면 전력당국은 관심 단계를 발령했어야만 했다.

또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27일 전력거래소는 최대전력수요가 오후 2~3시를 기점으로 7350만kW에 달하며 예비전력은 404만kW(예비율 5.5%)로 전일과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보했다. 그러나 27일은 금요일이고 다음주부터 휴가철이라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법인고객을 상대로 미리 휴가나 공장 점검 시기를 조정하게 해 전력사용을 줄이게 하는 지정기간 수요관리가 예정돼 있지 않다.

이에 일기 예보 등을 토대로 1주일 전에 산업체와 협의해 전기 사용량을 감축하도록 유도하는 주간예보 수요관리만으로 예비전력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적극적인 수요관리가 없으면 예비전력이 100만kW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산업체 휴가 시즌이 끝나는 8월 셋째, 넷째주다. 정부는 하계전력수급 대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예비전력이 140만kW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0만kW는 전력수급 위험 4단계 중 순환정전에 들어가는 ‘심각’단계 바로 전인 ‘경계’단계에 해당한다. 100만kW 수준의 발전소 1기만 고장나도 대규모 정전사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안전성 문제로 재가동이 지연되고 있는 고리 원전 1호기를 늦어도 8월초 까지는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전력당국은 수요관리 외에는 마땅한 수급 마련 대책이 없다. 지난 정부에서 환경단체와 발전소 건립 예정지 주민들의 반대로 신규 발전소를 많이 건립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지난 2006년 수립된 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기준으로 당초 올해 준공 예정이었던 450만kW 규모의 설비가 취소 또는 준공이 지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준공된 발전소는 영월복합(84만8000㎾), 파주열병합(51만6000㎾), 포스코복합5호기(57만5000㎾), 신고리1호기(100만㎾) 등에 불과하다.

이는 과거 정권별 발전원 설비용량 추이를 보더라도 확연히 나타난다.

DJ정부(1998~2003년) 당시 수력과 복합화력, 원자력 등 각 발전원별 평균 설비용량 증가율은 20~30%대였다. 참여정부(2003~2008년)에서도 원자력의 설비용량 증가율이 10%대로 줄었지만 수력과 기력, 복합화력에서 30~40% 수준의 설비용량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MB정부(2008~2013년) 들어 작년 말까지 원자력의 설비용량 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수력과 복합화력의 증가율도 10%로 낮아졌다. 기력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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