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노렸던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이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박태환은 28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06으로 맞수 쑨양(중국·3분40초14)에 이어 2위로 레이스를 마쳐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박태환은 예선에서 실격 판정을 당했을 때도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았지만 은메달을 획득한 뒤에는 결국 인터뷰를 중단해야 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를 마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올림픽 은메달도 값진 결과고 이루기 어려운 것"이라며 "다만 아쉬운 것은 올림픽 2연패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오전에 실격을 받고 다시 판정이 번복되기까지 "계속 숙소에서 기다렸다"는 그는 "오후에 경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 답답했다. 그 판정의 영향이 결선에서 나왔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나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또 다른 서양 선수가 우승한 것이 아니라 같은 아시아권 선수인 쑨양이 우승해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그는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상황인데 오늘 하루에 이런 많은 일이 벌어져서 좀 힘들었다"고 털어놓더니 자신의 가슴팍을 두드리며 "아유, 아유, 미치겠네"라고 자책했다.
이때 잠시 눈가를 만지며 눈물을 감추려고 노력하던 그는 "남은 200m도 좋은 경기를 하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하려 했다.
누군가 "혹시 울었느냐"고 묻자 손사래를 치면서 "그냥 답답해서"라던 그는 입으로는 사실과 다른 말을 했지만 눈으로 터져 나오는 눈물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다음 질문이 나올 무렵 그는 인터뷰 내내 참았던 눈물을 쏱아내며 "인터뷰 내일 하면 안 돼요? 죄송해요"라며 자신의 짐을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