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전화 회담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의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위임받은 권한 내에서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발언과 독일과 프랑스 정상의 유로존 수호 의지 공동 천명에 뒤이은 것이다.
독일과 이탈리아 정상은 이날 전화 회담을 통해 “독일과 이탈리아가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기로 합의했다”고 게오르그 슈트라이터 독일 정부 대변인은 전했다.
슈트라이터 대변인은 “두 정상은 지난 6월말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결정한 합의안이 가능한 한 신속하게 실행돼야 한다는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EU 정상회의 합의안에는 구제기금이 해당국 정부를 통하지 않고 직접 은행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ECB를 중심으로 범국가적인 유럽 은행감독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번 독일과 이탈리아 정상의 공동 입장 발표에는 유로존을 구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빠졌다.
이는 앞서 드라기 총재와 독·불 정상의 공동 성명 때와 마찬가지다.
드라기 ECB 총재와 유럽 각국 정상들이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밝히자 시장은 유로존 구제기금과 ECB의 스페인 국채 직접 매입 등 시장 개입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럽 각국 정상들의 역내 위기 해결 의지로 지난 주 유럽증시는 급등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로존 위기국들의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그러나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독일 신문인 빌트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스페인 정부가 구제기금을 통해 국채를 매입해줄 것을 요청할 가능성에 대해 “그럴 이유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메르켈 총리는 다음달 말께 몬티 총리를 베를린으로 초청했고 몬티는 이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