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는 29일(현지시간) 경제 중심지 알레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정부군과 자유시리아군(FSA) 등 반군의 교전이 이어졌다.
알레포에서는 정부군이 전투기 헬리콥터 탱크 등을 동원해 맹폭을 가하고 반군이 ‘결사항전’의 자세로 저항하는 등 전면전의 양상을 보였다.
추가 대량학살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경고도 잇따랐다.
망명 반정부 단체 대표는 국제사회에 반군의 무장 지원을 촉구하고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반드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리아 외무장관이 이란을 방문하는 등 우방을 상대로 한 아사드 정권의 외교적 노력도 이어졌다.
영국 런던의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알레포에서 전일 정부군과 반군이 정면 충돌했다고 전했다.
인권관측소는 “밥 알하디드·자흐라·아르쿠브·알힌드라트 구역에서 격렬한 충돌이 벌어져 폭발음이 들리고 상공에는 (정부군) 전투기가 목격됐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군의 공격용 무장 헬리콥터가 반군의 거점인 알레포 남서부의 살라헤딘과 사이프알다울라 구역을 집중 공격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압델 자바르 알 오카이디 FSA 대령은 “정부군의 탱크 8대와 일부 장갑차를 부수고 100명 이상을 사살했다”면서 “반군은 3명이 숨졌지만 민간인도 다수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FSA는 정부군의 공습을 견딜 수 있지만 문제는 민간인들”이라면서 서방에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구했다.
알레포 주민들은 이미 상당수가 피난길에 나섰다.
현지에 남은 주민들은 대부분 정부군의 공습에 대비해 지하실과 학교 등의 시설로 대피했다.
지난 20일부터 알레포 일부를 장악한 반군은 전일 살라헤딘과 사이프알다울라 구역을 거점으로 탱크와 헬리콥터를 앞세운 정부군의 거센 공격을 물리쳤다.
중부 홈스에서도 이날 경찰청 인근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충돌했다.
지난해 3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계속된 유혈 사태의 사망자가 2만명을 넘어섰다고 인권관측소는 집계했다.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AL) 공동 시리아 특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알레포 주변에 병력과 중화기가 증강 배치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시리아 최대 도시에서 전투가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당사자들에게 정치적 해법으로만 위기를 해결하고 평화를 되찾을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고 나서야 하는 분명한 증거”라고 덧붙였다.
교황 베네딕트 16세도 이날 시리아 폭력사태의 종식을 촉구하고 세계 열강에 이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라고 주문했다.
망명 반정부 단체 시리아국가위원회(SNC)의 압델 바세트 세이다 위원장은 반군 무장지원과 아사드 대통령의 법의 심판을 촉구했다.
그는 “아사드는 대량학살을 저지른 범죄인”이라며 “앞으로 그에게 정치적 망명처나 면책특권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SN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아사드 정권이 대량학살을 계획 중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 회의 개최를 요청했다.
요르단 정부는 이날 시리아 접경 마프라크에 최대 1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자타리 난민캠프를 열었다고 밝혔다.
요르단에는 현재 14만여명의 시리아 난민이 머무르고 있다.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왈리드 알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이 이날 테헤란을 방문했다고 이란 외무부가 밝혔다.
이는 미리 예고되지 않은 ‘깜짝 방문’이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
무알렘 장관은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물론 이란 당국자들을 두루 만나 양국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알렘 장관은 이날 살레히 장관과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든 반군 세력이 알레포에 집결해 있다”면서 “이들은 결국 굴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최근 자국을 방문한 시리아 경제 관료들과 이라크를 경유해 50㎿의 전력을 공급하고 수자원 관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