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과 마찬가지로 박인비 역시 '세리 키즈'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박세리(35)가 미국에서 한국골프를 알릴 당시 그 모습에 반해 골프채를 잡게 된 박인비는 아버지 박건규 씨와 함께 제 2의 박세리의 꿈을 키워 나갔다. 박인비 역시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생애 첫 승을 이뤘을 때에도 "박세리 언니가 91홀 치열한 우승경쟁 끝에 US여자오픈을 제패하는 장면을 보고 바로 골프채를 잡았다"고 말했을 정도다.
골프채를 잡은 뒤 초등학생 박인비는 남다른 소질을 보이기 시작했다. 분당 서현초등학교 때는 각종 주니어대회에서 우승을 휩쓸며 주목을 받기 시작, 2000년 겨울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히며 세계 정상에 우뚝 서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져 나갔다.
박인비는 죽전중학교 시절 제주도지사배 주니어선수권대회 중등부에서 우승 차지한 뒤 더 나은 골프환경을 위해 2001년 9월 어머니 김성자(49)씨와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미국에서도 빠르게 두각을 보였다.
이듬해인 2002년 한국에서 태어난 선수로는 최초로 US주니어여자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에서 통산 9승을 기록하면서 주니어 올아메리칸에도 5회나 선정될 정도였다.
2006년 4월 드디어 프로로 전향했다. 나이가 어려 LPGA 투어 진출이 늦어질 수도 있었으나 2006년 LPGA 투어 사무국이 2부투어(퓨처스 투어) 연령 제한을 만 18세에서 17세로 낮추면서 박인비는 한해 일찍 퓨처스 투어에 나갈 기회를 잡는 운도 따랐다.
2부 투어인 퓨처스투어에서 11차례의 '톱 10' 진입을 앞세워 상금랭킹 3위 자격으로 2007년 본격적으로 LPGA투어에 들어와 한국자매로 합류했다.
엄청난 이력을 앞세워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을 이루며 기대를 불러모았다. 하지만 높은 기대 탓일까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2010년부터 일본프로골프(JLPGA)투어를 병행했다.
LPGA 통산 2승을 달성한 그가 이뤄낸 이번 우승으로 우승시동을 걸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그는 이번 대회 전까지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56야드 정도로 장타자는 아니지만 퍼트 하나만큼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평균 퍼트 수는 28.5개로 LPGA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22개의 퍼트수를 기록하는 등 나흘 내내 자로잰 듯한 정교한 퍼트 실력으로 정상을 점령했다.
박인비는 “4년 만에 LPGA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해서 너무 기쁘다. 4년보다 훨씬 길게 느껴진 시간이었다. US여자오픈 이후로 안 좋은 기간도 있었는데, 이번 우승이 앞으로의 내 미래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특히 그는 결혼을 전재로 만나고 있는 약혼자가 매 대회마다 동행하며 정신적으로 큰 힘을 받고 있다는 말도 보탰다. 박인비는 올해부터 그의 약혼자 남기협씨(31)가 코치를 하고 있는데, 스윙에 대해 깨달아가고 있고 샷도 많이 좋아졌다. 또 마음으로도 의지가 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박인비는 “약혼자가 이번 대회에 왔다. 올해 일본에서 우승했을 때 처음으로 우승모습을 보여주도 두 번째인데, LPGA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뙈 기쁘다. 앞으로도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