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안철우 금융부 기자 "명예 찾다 신뢰 잃은 권혁세"

입력 2012-07-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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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과 무(無)책임’

최근 일련의 금융권의 악재로 금융당국이 엄중한 ‘책임론’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저축은행 부실사태, CD금리 담합 의혹, 고객 금리 학력차별, 대출문서 조작 등 이제는 금융소비자들로 하여금 ‘사퇴론’까지 나오는 등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 섰다.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책임추궁과 함께 질타가 이어졌다. 결국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 빚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마당에 금융당국 수장들은 말없이 고개만 숙여야 했다.

사실 각종 악재에 휩쌓인 금융권은 이날 업무보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당국 수장들의 답변 수위에 따라 금융시장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태만과 무능력, 금융업계 유착의혹 등에 대해 여야의 날 선 추궁이 쏟아질 것이란 당연한 예견(?)에서 누가 ‘책임과 무책임’을 구분할 적절한 발언을 내 놓을 지 관심을 모았다.

전날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장과의 식사 건이 도마에 올랐던 탓을 까. 권 원장의 발언에는 ‘송구스럽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정치적 액션이 강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김 위원장은 “언제든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며 현안을 짚는 발언이 주를 이뤘다는 게 금융권의 평이다.

대선정국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가장 빠르게 ‘줄서기’가 시작됐다는 지적이 앞서는 금융권이다. 과거, 현재 작은 행보하나가 논란의 증폭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금융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금감원이라면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지난해부터 한달에 한번 대학 캠퍼스를 찾는 권 원장.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권위적이란 금융감독원의 이미지를 개선한다는 취지로 직접 마이크를 잡고 나섰다. 그러나 권 원장이 캠퍼스를 찾는 동안 은행권에서는 섞연찮은 일이 끊이질 않았다.‘명예’를 찾다 ‘신뢰’를 잃어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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