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말 한마디에 화난 보험설계사

입력 2012-07-3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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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금감원장의 모집인 수당체계를 바꾸겠다는 개선방안에 설계사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지난 4월 해지환급금을 늘리면서 이미 선지급금을 대폭 낮춰 매달 들어오는 수입이 줄어든 상황인데, 유지율 중심으로 수당체계를 바꾸면 당장 수많은 설계사들이 먹고살기 힘들어 진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금융상품 모집인은 보험설계사 37만7000명, 신용카드 모집인 5만1000명, 대출 모집인 2만3000명, 투자권유 대행인 1만7000명 등 46만8000명 등 100명에 육박하고 있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권 원장은“판매 수당만을 노린 불완전 판매를 줄이기 위해 보험설계사 등 금융상품 모집인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를 유지수당 개념으로 전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보험 설계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근들어 불완전판매율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데다, 막상 불완전판매 실태를 들여다보면 일반 설계사 채널보다 홈쇼핑이나, TM, 다이렉트 쪽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설계사들은 기본급 없이 수당만 지급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당장 수당이 줄어들면 생계가 힘들어지는 가정도 많다고 호소했다.

실제 지난 2011회계연도 국내 보험사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0.81%로 전년대비 0.23%포인트 개선됐다. 채널별로 살펴보면 생보업계는 홈쇼핑(1.73%), TM(1.64%), 다이렉트(1.53%), 설계사(1.07%), 개인대리점(0.74%), 방카(0.38%)를 기록했으며 손보업계는 홈쇼핑(0.87%), TM(0.84%), 다이렉트(0.57%), 방카슈랑스(0.35%), 설계사(0.19%), 개인대리점(0.16%)로 나타났다.

A 생명 소속 한 설계사는 “현재 기본급 한 푼 없이 수당만으로 살아가고 있는 설계사들에게 정말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 면서 “해지환급금 늘릴때도 기업에서 사업비를 줄이는 대신 설계사들 수당체계를 바꾸고 전체적으로 규모 자체도 줄여버려 지금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설계사는 “일반 고객들이 먹고살기 힘들어지면 가장 먼저 해지하는 것이 보험과 투자상품인데 우리가 그것까지 어떻게 책임을 지느냐”반문하며 “일부 부도덕한 설계사들 때문에 100만명에 육박하는 금융 모집인들이 덩달아 피해를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업계도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월 1일부터 저축성보험 판매수수료가 판매보수(70%)와 유지보수(30%)로 이원화돼 선지급수수료가 30% 축소된 탓에 판매실적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는 4월 기준 3026억원으로 전월 대비 44.7% 감소했다. 초회보험료는 지난 1월 3043억원에서 2월 4255억원, 3월 5474억원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였으나 4월부터 다시 꺾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유지율 위주의 수당 체계로 전환을 하면 불완전 판매율을 대폭 낮출 수는 있겠지만 보험사들의 실적은 바닥을 칠 수도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기업에서 매달 꼬박 기본급을 챙겨 주거나 비정규직으로 채용하자니 설계사들의 규모가 너무 커서 불가능한 상황”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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