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아파트 거래 '꽁꽁']'꿈의 신도시' 이제 꿈 깨졌다

입력 2012-08-0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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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1기 신도시 주택값 떨어지고…2기 신도시 미분양 넘쳐나

▲신도시 주택 시장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지은지 20년 된 1기 신도시는 대형 평형에서 고점 대비 집값이 반토막 난 단지가 속출하는가 하면 2기 신도시는 깡통아파트가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나시 정자동 일대 전경.
104조8681억원. 지난달 말 수도권 1기 신도시의 전체 시가총액이다. 100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하지만 지난 2007년 말 시가총액은 127조 9709억원이었다. 5년이 채 안된 사이에 23조원이 넘는 돈이 증발해 버린 셈이다.

최근 신도시 주택시장의 침체가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다. 한때 신도시는 수도권 주택난을 해소하고 무주택자 내집마련 꿈을 이뤄주는‘드림타운’ 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1기 신도시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고 2기 신도시 아파트는 미분양이 넘쳐난다. 그나마 분양받은 이들도 도로, 학교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입주를 차일피일 미룬다. 신도시 개발 총대를 멘 정부도 공급과잉 우려에 걱정이 앞선다.

한마디로 신도시가 ‘찬반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지역이 1기 신도시의 대표주자‘분당’이다. 1991년 시범아파트 입주 당시만 해도 쾌적한 환경과 좋은 교통, 교육 여건, 생활편의시설 등을 갖춰 ‘천당아래 분당’이라 불릴 정도 였다.

집값도 강남권 상승세와 맞물려 무섭게 올랐다.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일부 분양 아파트는 강남 아파트보다 비쌌다.

하지만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하락세가 뚜렷해 지더니 최근에는 급매물도 주인을 못 찾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중대형 평형은 MB정부 출범 이후 20~30% 이상 하락한 단지가 수두록 하다. 실제로 지난 2007년 20억원까지 호가하던 정자동 아이파크 214㎡(공급 기준)은 9억8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1기 신도시 주택가격 하락 원인은 금융위기에다 단지 노후화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부분 입주 20년이 다가오면서 엘리베이트나 배관 등이 노후화 된 데다 아파트내 편의시설 등 새아파트와 비교되기 때문이다.

2기 신도시도 예외가 아니다. 새 아파트로 수요자들에게 한때 각광을 받았지만 입지 여건이 좋은 판교 등 일부 신도시를 제외하고는 기반시설이 부족한데다 보금자리주택 수요로 분양에 애로를 겪고 있다. 일부 김포한강 등 일부 신도시는 깡통 아파트까지 속출할 정도다.

실제 김포한강 신도시 장기동 초당마을 우미린 아파트 143㎡은 현재 3억7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기존 분양가 4억3840만원보다 무려 6340억원 낮은 가격이다. 인근의 양촌면 일성트루엘 152㎡역시 분양가 5억 2342만원보다 8000만원 가까이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4억4500만원이 시세다.

이밖에 수도권 신도시와 택지개발단지들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분양가 대비 30% 이상 싼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는 데도 사려는 수요자는 많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천의 영종 청라 등 야심차게 출발한 신도시들에 대규모 입주 거부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 5·10부동산 대책으로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입주예정자들이 물량을 대거 내놔 가격폭락의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에 적체된 미분양 물량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 전엔 신도시 시장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보금자리주택을 분양이 아닌 임대아파트로 돌리고 분양 계획도 수도권 시장 반등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도권에만 3만가구에 육박하는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상황에서 하반기 6만가구 보금자리주택을 또다시 공급하는 것은 ‘신도시 주택시장 죽이기’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하반기에만 수도권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7만5000가구로 상반기의 두 배나 돼 공급과잉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런 현상을 해소하지 않으면 신도시 주택 시장은 내년이 다 지나가도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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