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임시국회를 둘러싸고 여야의 대선 손익계산이 빨라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4일부터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 박지원 원내대표 엄호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이를 ‘방탄국회’로 규정하고 의사 일정 합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가 열려도 공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대 쟁점은 저축은행 금품수수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박 원내대표에 대한 신변 처리 문제다.
검찰은 박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은 만큼 국회로 보낸 체포동의안을 철회했지만, 박 원내대표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국회가 개원한다면 검찰은 또 다시 체포동의안을 요청해야만 한다.
민주당이 7월 국회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8월 국회를 소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장 검찰로 불려가는 것은 막겠다는 것이다.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원내사령탑인 박 원내대표가 체포될 경우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커, 박용진 대변인 말처럼 “죽기로 싸울지 언정 그냥 내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그러면서 임시국회 소집의 명분으로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 내곡동 사저 특검, 예산결산 심사 등을 내세웠다.
반면 새누리당은 검찰이 박 원내대표와 자당 정두언 의원에 대한 수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유로 8월 국회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국회가 열린 채 공전되더라도 박 원내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보고되면 이를 가결시키기 위해 본회의에는 참석한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이미 의원총회에서 ‘박지원 체포동의안 가결’을 당론으로 정해놓았다.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박 원내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의원 총소집령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서 대선에 악영향을 우려, 박 원내대표가 검찰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