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이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정절벽이란 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작스럽게 줄거나 중단돼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을 뜻하는 경제용어다.
전문가들은 미 정치권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내년부터 연방정부 지출 감축에 따라 경기후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IMF는 2일(현지시간) ‘미 경제 연례보고서’에서 “미 재정절벽의 ‘스필오버(파급)’는 무역부문을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될 것”이라면서 ”특히 이웃 국가들에 대한 부정적인 여파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며 캐나다와 멕시코를 지목했다.
이어 유럽과 일본의 경제성장률도 상대적으로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IMF는 “다만 신흥경제국 경제에 대한 파급 효과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재정절벽의 ‘테일리스크’가 현실화한다면 미 경제는 내년에 정체국면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 초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올해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 내년에는 2.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014년에는 2.8%·2015년 3.3%·2016년 3.4%를 기록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실업률에 대해서는 올해 8.2%를 유지할 것이나 2013년에는 7.9%를 기록하고, 2014년 7.5%·2015년 6.9%·2016년 6.3%·2017년 5.9%로 하락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2.2%에 이어 내년부터 2015년까지는 1.0%대 후반으로 떨어질 것이나 2016년부터는 2.0%로 다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통화정책과 관련해 “상당기간 높은 수준의 경기확장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기전망이 악화할 경우 추가 완화 정책의 여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IMF는 한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해 “무역자유화와 시장접근 확대에 대한 노력을 환영한다”면서 “이는 경제성장 및 일자리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언 마리아 밀레시-페레티 IMF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브리핑에서 미 경제성장의 관건으로 주택시장의 회복을 언급했다.
그는 “향후 수년간 한해 150만채의 주택건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주택건설은 산업전방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중기적으로 미국 경제성장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IMF는 이날 별도의 성명을 내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재정 위기국의 국채 매입 계획 등에 대해 환영했다.
IMF는 “우리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활용에 동의한다”면서 “통화정책만으로는 유로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통화정책의 추가 완화는 다른 정책에 따른 문제를 줄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테일리스크(tail risk)
거대한 일회성 사건이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성을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