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부자들]묘목 1그루 경제효과 33배

입력 2012-08-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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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동안 나무만 생각하며 살아온 '나무박사' 정헌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전문위원(임목육종학 박사). 그는 "세계가 '탄소전쟁'에 돌입한 지금 전쟁에 내보낼 수 있는 가장 강한 병사가 나무이고 가장 믿을만한 군대가 숲"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나무와 숲을 포기하고 탄소전쟁에 뛰어드는 건 의미가 없다는 것. 정 위원은 "만약 한 사람이 1만원을 들여 묘목을 심으면 나중에 거두는 경제효과는 33배에 이른다"면서 "식목일의 의미는 우리 삶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 또한 ‘나무 예찬론’자다. “우리나라 숲은 전 세계 숲 면적의 0.18%수준입니다. 그리 넓지 않지만 자생식물은 4500여종이나 돼 면적 대비 종 수가 상대적으로 많고 이 가운데 나무가 1200여종에 달하지요.”

그 중에는 때죽나무처럼 흥미로운 '효능'을 가진 나무도 적지 않다. 때죽나무는 봄이 무르익는 5월께 하얀 꽃을 피우는 감나무목 때죽나무과의 낙엽소교목으로, 꽃이 지면 열매가 열리는데 여기에 마취성분이 있어 물고기나 개구리가 먹으면 잠시 정신을 잃는다. 선조들은 이 열매를 마취제로 쓰기도 했다.

헛개나무도 특이한 효험이 있다. 옛 문헌을 보면 어떤 사람이 집을 짓다가 쓸데없이 공간을 차지하는 나무가 있어 베어버렸는데 나뭇가지가 하필 술 독에 빠졌고, 이 독에 있던 술이 맹물로 변해버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나무가 최근 숙취해소 효과를 인정받아 기능성 식품으로 인기를 얻는 헛개나무다.

나무와 인간은 서로 돕고 살아간다. 재미있는 것은 나무와 인간(동물)의 삶의 방식이 정반대라는 것이다. 동물은 땅 위에 자신의 배설물을 뿌리지만 나무는 대소변을 공중을 향해 날린다. 동물의 배설물은 나무의 영양분이 되고 나무의 대변인 산소를 포함한 피톤치트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에게 이로움으로 다가온다.

# 투자수단 나무, 제로가 100배로 불어난다

10억원을 만들기 위해 매달 꼬박꼬박 저축을 한다고 생각을 해보자. 한달에 100만원씩 저축을 하면 1년에 1200만원이다. 이자가 없다고 보고 10년이 돼야 1억2000만원이다. 8년이 돼야만 10억원에 거의 가까운 9억6000만원을 만들 수 있다.

여기저기서 이렇게 해서 돈을 벌라고 하는 말들이 많다. “한 푼의 세금이라도 아껴라. 주택청약통장을 십분 활용하라.” 다 맞는 말이지만 정말 10억원을 만들 수 있을까.

최근에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갈아타라는 말도 있다. 하우스푸어가 넘치는 상황에서 수익형부동산의 한 형태인 빌딩 매입을 눈여겨볼 것을 권유하지만 이 투자에는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그 돈을 은행에서 대출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산림을 개발하면 장기적으로 돈을 번다. 나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000원짜리 묘목을 심어 10년이 되면 평균 10만원 짜리 나무가 된다. 1년에 10배씩 재산이 불어나는 엄청난 돈벌이다. 벼농사의 평당 평균소득 2000만~3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다만 참고 기다리는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강릉와 충청도 지역을 대상으로 소나무 유통사업을 하고 있는 윤모씨는 “150년 정도 이상인 야생소나무를 잘 발굴해 이식해서 5~6년 정도 지나면 1억원 정도에 팔 수 있습니다”말했다.

나무투자에 대한 열풍은 이미 거세다. 나무의 가치를 미리 안 사람들은 남보다 앞서 나무투자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금강송 말이죠. 제가 아는 분 중에는 금강송을 가꾸는 분이 있습니다.”

필자가 만난 한 이동통신사 홍보임원은 “알 만 한 사람들은 나무의 소중함을 알고 나무재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공부터 시작해 대기업 홍보임원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업무를 떠나 화제를 나무와 화초로 돌리면 어김없이 주위에 나무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산과 다양한 수목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농장 경영의 꿈을 꾸듯 마음 한 켠에는 자연자랑에 대한 소박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아는 한 여자 사장님은 소나무 박사다. 강원도 산골에 거주하는 이 여자 사장님은 전국 곳곳을 샅샅히 훑고 다닌다. 좋은 소나무를 고르기 위해서다. 깊은 산속 소나무는 아무리 수세와 수형이 좋아도 포기한다. 채굴과 수송작업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마을 어귀에 심어진 소나무가 주 공략 대상이다. 이장 어른을 잘 만나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소나무를 매입할 수 있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 수입을 묻자 속시원한 대답을 하지 않는다. 미소를 버금은 입가를 보니 웬만한 수입은 보장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4월 27일 실시된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하며 대권주자로서 주가를 높이자 증시에서도 '손학규 테마주'의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이어 수도권 공략의 일환으로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거대 공원으로 꾸미는 초대형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는 풍문이 증권가에 돌자 코스닥에 상장된 조경관련 종목이 급등세를 보였다.

조경 관련 종목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적은 거의 없다.

도시경관 전문업체인 누리플랜은 지난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연일 상한가 행진 끝에 1만1100원까지 치솟았다. 한달 전까지 6000원 후반대에 머물던 것에 비하면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시공테크는 '조경테마' 열풍에 힘입어 지난 25일과 26일에 걸쳐 이틀간 30%이상 급등했다.

물론 주식시장의 흐름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조경 관련주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미래산업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것을 예고해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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