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공무원 휴가]대통령 여름휴가 어떻게 보내나

입력 2012-08-07 09:01 수정 2012-08-0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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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3~4일…가족과 함께 하지만 국정서 눈 못 떼

일에 치여사는 직장인처럼 대통령도 여름휴가를 기다리기는 매한가지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처럼 휴가를 순수하게 재충전의 시간으로만 활용하지 않는다. 휴가기간 동안 가족들과 모처럼 여가를 즐기기도 하지만 국정 현안에 대해 특별한 구상을 하는 시간으로 할애한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도 한쪽 시선은 국정에서 떼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휴가를 간다는 소식에 시선이 쏠리는 배경이다.

◇MB 임기 마지막 휴가…국정구상 올인 =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닷새간의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공식일정은 닷새지만 휴일을 이용해 일찌감치 국내 모처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휴가에는 부인 김윤옥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과 어청수 경호처장, 제1 부속실 직원 등 일부 수행원들이 동행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 여름휴가에서 남은 임기 6개월을 어떻게 마무리할지에 대한 국정운영 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유럽발 재정위기로 비롯된 글로벌 경기둔화와 수출 부진, 내수활성화, 물가, 일자리 대책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변화의 바람이 거센 북한과의 관계 개선도 고민거리 중 하나다.

이에 이 대통령은 친인척 비리 등 임기 후반 여러 악재로 지친 심신을 달래는 것은 물론, 휴식으로 재충전하면서 8·15 광복절 경축사도 가다듬었다는 것이 참모들의 전언이다.

◇역대 대통령 휴가 최대 1주일 안 넘어 = 우리나라 대통령들의 여름휴가는 일반인과 다르다. 휴식에 그치는 일반인 휴가와 달리 대부분 국정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는데 시간을 보낸다.

휴가일은 3~4일이 보통이고 최대 7일을 넘지 않았다. 또 대외 여건에 따라 휴가를 반납하기도 일쑤였다. 휴가지는 경호 문제 때문에 군 시설을 주로 이용하거나 대통령 전용 별장인 청남대(靑南臺)에서 보냈다.

청남대는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변 환경이 빼어나다”는 의견에 따라 1983년 6월 착공돼 12월 완공됐다.

역대 대통령들은 여름휴가와 명절휴가를 비롯하여 매년 4~5회, 많게는 7~8회씩 이용해 20여년간 총 88회 471일을 청남대에서 보냈다.

대통령 별장은 이승만 대통령 시절부터 김해를 비롯해 4군데가 있었으나 김영삼 대통령 시절 모두 폐쇄하고 청남대 한 곳만 남겼다.

이후 2003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관리권이 충청북도로 이양되고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에는 대전 군 휴양지, 2005년에는 강원도 용평에서 휴가를 보냈다.

역대 대통령들은 국정운영의 중대한 고비 때마다 청남대에 머물며 정국에 대한 구상을 했다. 이때 내린 굵직한 결단들은 역사를 뒤바꿔왔다. 이른바 ‘청남대 구상’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경호실 직원 등과 어울려 축구를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골프를 좋아해 골프삼매경에 빠졌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청남대에 설치된 조깅코스에서 2km씩 조깅을 즐겼다.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8월 여름 휴가기간 동안 이곳에서 결심을 굳혀 ‘금융실명제 실시에 관한 대통령 긴급명령’을 발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휴가기간 동안 이곳에서 자신의 국정운영 철학을 정리해 연설원고를 직접 작성했다.

◇외국 대통령 휴가 ‘초호화’·‘방학’ 수준 = 외국 정상들은 한국 대통령들과 달리 장기 휴가가 관행처럼 정착돼 있다. 한국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초호화’에 ‘방학’ 수준이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집권 1기 4년간 무려 336일을 휴가로 보냈다. 여름 4~5주, 겨울 2~3주의 공식 휴가에 추수감사절 연휴 등을 꼬박꼬박 챙긴 결과다. 부시 전 대통령은 주로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에서 산악자전거를 타거나 픽업트럭을 몰고 낚시를 하면서 휴가를 보냈다.

이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휴가전문 대통령’으로 불리기도 했다. 다만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강타했던 2005년에는 휴가를 보내느라 허리케인 피해 복구에 늑장 대처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초호화 휴가를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매사추세츠주 소재의 ‘마서스비니어드’ 섬으로 휴가를 갔다. 이 섬은 거부들의 단골 휴양지로 오바마 대통령은 별장 임차료로만 5만달러를 사용했다.

2011년에도 마서스비니어드 섬으로 휴가를 갔던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에는 여름휴가를 포기했다. 취소 사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에도 이곳에서 휴가를 보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중산층 생활이 어려운데 대선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 다시 초호화 휴가를 보낼 경우 쏠리게 될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정상들도 최소 2~3주, 길게는 한 달 정도의 휴가를 즐긴다.

일 벌레로 유명했던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는 2009년 스코틀랜드 커콜디 인근 자택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당시 영국 일간 가디언이 “브라운 총리의 휴가지는 소파”라고 보도할 정도로 그는 휴식에 충실했다.

이밖에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최소 2~3주의 휴가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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