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붕괴에 대비한 비상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역내 우량기업은 물론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유로존 붕괴시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최근 분석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은 지난달 유로존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남유럽에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노출도를 줄이는 등 유로존 붕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월가의 대형은행들 역시 유로존 붕괴에 대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은 위기국이 유로존을 이탈하더라도 나중에 대출금을 유로화로 돌려받을 수 있도록 계약을 수정하고 있다고 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3위 항공그룹 IAG는 유로존 붕괴에 대비한 ‘콘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 중이다.
IAG는 유로존 위기 관리 그룹을 만들어 스페인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스펙시트 로드맵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 프로젝트는 스페인의 유로존 이탈이 기업에 어떠한 타격을 미치는지를 가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윌리 월시 IAG 최고경영자(CEO)는 “유로는 현재 위기에서 살아남고 스페인도 유로존에 잔류할 것으로 전망되나 우리는 다른 결과들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날씨·테러·파업 등 다양한 악재를 경험한 항공업계가 최근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바로 유로존인 셈이다.
월시 CEO는 “스페인은 물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미치는 여파에 대해서도 가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이 IAG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그리스의 이탈이 스페인의 유로존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평가다.
특히 자회사인 이베리아는 스페인에 매출의 절반을 의존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 각국의 긴축 정책에 따른 역내 소비 침체가 가속화 할 것이라는 전망도 글로벌 기업들을 짓누르고 있다.
소비 위축이 기업의 수익 악화로 이러지고 이는 고용과 가계 소득 감소라는 악순환을 유발해 결국 유럽의 경기침체를 악화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시장 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은 물가상승률과 환율 등을 고려한 서유럽 내 소비지출이 올해 0.9%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