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불법 고리대금업의 폐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2002년 겨울 도요키 요시다씨는 대부금 50만엔(약 720만원)을 갚으라는 야쿠자들의 괴롭힘에 못 이겨 가죽벨트에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다.
그는 다행히 벨트가 끊어져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요시다씨는 연 이자가 최고 5000%까지인 대출을 받았다.
이 사채업체들은 대부분 조직폭력배들과 연관돼 있었다.
그는 도쿄의 한 전자회사에서 일하던 당시 고객 접대비·친구들과의 유흥비 등을 감당하기 위해 한 사채업체로부터 처음 돈을 빌렸다.
빚을 갚지 못한 그는 직장에서도 해고됐으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파산 선고를 받고 빚 일부를 갚은 후에야 빚더미에서 헤어 나올 수 있었다.
그는 “합법적인 회사에서 현금 대출을 거절당한 뒤 불법대부업자들을 통해 자금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 경시청에 따르면 경제적인 이유로 자살한 일본인들은 지난 2000년대 중반에 연 9000명에 달했다.
그 후 불법 사채업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으로 자살자 수는 지난해 6400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이 불경기를 이유로 대부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불법 사채업자들이 다시 활개를 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과 소비자들은 규제를 느슨하게 한다면 대부업으로 야쿠자들의 배만 불릴 뿐이라며 자살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고객들로부터 돈을 받기 전에 자재 구매 대금을 미리 지불해야하는 영세상인들은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주 비은행권으로부터 단기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막대한 빚더미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후쿠오카에서는 법정금리 상한선보다 최소 32배나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 두 명이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