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스토리] 별은 홀로 빛나지 못한다… '최고를 만든 숨은 최고들'

입력 2012-08-1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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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뒤엔 '코칭 스태프'… 대표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혹독한 조련 후, 그들은 남몰래 뒤에서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메달을 위해 땀 흘리는 선수 뒤에는 그들을 지도하는 코치가 있다. '최고'를 만들기 위해 흘리는 코치들 땀방울의 값어치는 선수들의 땀 못지 않다. 사진 왼쪽부터 레슬링 김현우와 김인섭 코치, 유도 송대남과 정훈 감독(가운데)사격 진종오와 변경수 감독. 사진=연합
지난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90kg급 결승전이 끝난 후 이색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금메달을 딴 송대남과 남자 유도 대표팀 정훈 감독이 서로 맞절을 올렸다.

다른 사제지간보다 훨씬 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 둘은 사실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엮인 특수관계다. 송대남과 정 감독의 막내 처제가 부부인 것이다.

올림픽기간 동안에는 수많은 스타가 탄생한다. 스타들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반짝반짝 빛나지만 그 뒤에는 그들이 빛나게 도와주는 숨은 조력자들이 있다.

바로 가족같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기도 하고 선수를 위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코칭스태프들이다.

김현우는 런던 올림픽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 지은 후 관중석의 김인섭 코치에게 달려가 김 코치를 안고 뜨겁게 울었다.

김현우는 국가대표로 발탁된 후 처음 출전한 2010 아시안 게임에서 탈락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방황하던 김현우를 잡아준 것이 김인섭 코치다. 김현우를 고등학교 때부터 눈여겨본 김 코치는 “모든 걸 잊고 새로 시작하라”며 격려를 해줬다. 8강전에서 다쳐 까맣게 부어 오른 눈에서 흘린 눈물은 방황하던 자신을 잡아준 김 코치에 대한 감사의 인사였다.

선후배로 만나 10년간 사제간의 인연을 이어가는 선수도 있다. 진종오와 김선일 코치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같은 방을 쓰게 되면서 시작돼 김 코치가 선수 생활을 끝내고 스승과 제자의 인연으로 다시 만났다.

5일 런던올림픽 50m 권총 본선에서 기대보다 낮은 점수로 5위를 한 진종오에게 김 코치는 “올해 뮌헨 월드컵 결선에서 8위에서 1위를 한 경험이 있으니 편하게 하라”는 말을 했다. 그만큼 진종오 선수를 믿는다는 말이다. 진종오는 결국 두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종오가 2004아테네올림픽서 이번 런던올림픽까지 일궈낸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는 두 사람이 함께한 결과물이었다.

박태환은 2009 로마 수영선수권대회에서 전 종목 예선탈락이라는 혹독한 좌절을 겪었다. 당시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된 박태환을 일으켜 준 사람은 마이클 볼 코치였다.

박태환은 볼 코치에 대해 “우리나라 코치처럼 무섭지 않게 대해 준다. 훈련하기 싫은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이면 볼 코치는 오늘은 쉬고 내일 다시 오라고 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시절 질책보다는 신뢰로 박태환을 감싸줬다. 박태환이“볼 코치는 단순한 스승을 넘어 아버지와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이유다.

런던 올림픽에서 호주 대표팀 코치로 참가 중인 볼 코치는 박태환이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부정 출발했다는 이유로 실격당하자 발 빠르게 이의를 제기했다. 두 번의 재심 끝에 판정이 번복되면서 박태환은 400m 결선에 진출할 수 있게 큰 힘이 되어준 것이다.

그리고 자유형 200m를 앞두고도 “훈련한 만큼만 하면 된다”며 박태환을 격려했다.

36년만에 메달을 노리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선수들은 특별한 반지를 가지고 있다.

김형실 대표팀 감독은 지난 5월 세계예선전에서 8개국 중 전체 2위로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자 자비 600만원을 들여 이를 기념하는 금반지를 제작해 선수들과 나눠 끼었다.

오륜마크가 선명하게 박힌 금반지를 끼고 올림픽 본선에서도 최선을 다하자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 반지는 8년 만에 출전한 올림픽에서 한국이 흔들리지 않고 4강에 진출하기까지 정신적인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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