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가뭄에 엘니뇨까지…식량대란 오나

입력 2012-08-1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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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아시아 등 작물생산 차질 예상

올 가을과 겨울에 엘니뇨 현상이 덮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 세계 각국이 기록적인 고온과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엘니뇨 현상까지 오면서 글로벌 식량대란이 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10일(현지시간) 적도 부근 태평양 수온을 관측한 자료를 토대로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호주 일본 등 각국의 작물 생산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는 엘니뇨가 이번 겨울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후예측센터(CPC)도 지난 9일 엘니뇨 현상이 향후 2개월에 걸쳐 발생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태평양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발생하는 이상 기후 현상을 말한다.

이런 기후 변화는 콩 옥수수 사탕수수 등 농작물 생산에 차질을 주기 때문에 자칫 ‘글로벌 식량공급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50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

옥수수 가격은 지난 2개월새 60% 이상 치솟았다.

남미에서는 가뭄으로 세계 콩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전일 “이런 추세라면 2008년에 있었던 세계 식량위기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이런 엘니뇨 현상이 어느 정도의 수준이고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강한 엘니뇨가 나타나면 호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에는 심각한 가뭄이, 미국 걸프만과 남미 지역엔 폭우가 발생한다.

아시아에서는 가뭄으로 커피 코코아 쌀 설탕 생산량이 급감한다.

호주에서는 밀 수확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심각한 엘니뇨 현상이 지난 1998년 나타나면서 호주와 동남아시아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이 말라죽고 산불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가 있었다.

세계 최대의 식량 생산국이자 소비국 중 하나인 인도 역시 엘니뇨 피해가 예상된다.

세계 2위의 사탕수수 재배국 인도에서는 지난 2009년에 엘니뇨가 발생해 계절성 호우가 늦어졌다. 이로 인해 설탕 가격이 30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가뭄에 시달리는 미국의 경우 엘니뇨로 인한 반가운 비를 기대해 볼 수도 있겠지만 가뭄 피해를 줄이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는 분석이다.

콘셉시온 칼페 식량농업기구 선임 경제학자는 “엘니뇨 때문에 미국에 앞으로 수개월 간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옥수수 생산량을 회복시키기엔 늦었다”며 “하지만 콩 생산을 끌어올리는 데는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니뇨 피해가 별로 없을 것으로 전망하는 국가들도 있다.

남미에서는 엘니뇨가 비를 뿌리면서 옥수수 콩 재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역시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 쑤안 상하이JC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엘니뇨는 가을 수확철 서리를 늦춰 농작물 수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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