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와 인천 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 정기 여객기가 11일(현지시간) 기체 결함으로 19시간이나 출발이 지연돼 승객들이 현지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7시55분 모스크바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갈 예정이던 KE924편여객기의 전자 항법장치 보조장비에 이상이 생겨 제때 출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모스크바 지점 관계자는 “한국에서 모스크바로 들어오는 대한항공 화물기 편으로 새 부품을 들여와 교체한 뒤 12일 오후 2시55분에 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예정대로라면 여객기는 다음날인 13일 오전 4시 5분 인천 공항에 도착한다.
대한항공 측은 “모스크바로 운항하는 다른 외국 항공사 여객기에 도움을 요청해 교체용 부품을 공수하려고 했으나 제대로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고장 수리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출발 지연으로 이 항공편 승객 233명은 모스크바 공항에 발이 묶인 채 밤늦게까지 대기했다. 대부분의 승객은 항공사 측의 조치로 공항 인근 호텔에 투숙해 숙박하고 다시 공항으로 나와 출국 수속을 밟았다.
그러나 러시아 입국 비자가 아닌 통과 비자를 갖고 있던 수십명의 승객들은 공항 밖으로 나올 수 없어 공항 대합실 내 라운지에서 항공사 측이 제공한 담요를 덮고 잠을 자는 등 불편함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승객들이 항공사 측에 항의하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