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cine 해부학] 섹시함과 터프함의 공존…'알투비:리턴투베이스'

입력 2012-08-13 09:14 수정 2012-08-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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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선녀’라는 말이 있다. 착한 남자와 착한 여자, 혹은 정말 빼어난 미모의 남녀 커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말을 굳이 영화에 빗대 봤다. 오는 15일 제67주년 광복절을 맞아 개봉하는 ‘알투비:리턴 투 베이스’를 보면 딱 이 단어가 생각난다. 정말 멋진 남자와 누가 봐도 반할 듯한 여자들이 엮는 예쁘면서 멋진 장면들이 두 시간 동안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오랜만에 눈이 즐거우면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대로 된 오락 영화 한 편이 나왔다.

제목의 의미는 군사용어로서, 기지 귀환을 뜻한단다. 영화 속 비밀 작전명이기도 하다. 공군 전투 조종사들의 비밀 작전을 그리는 내용으로, 실제 공군이 사용 중인 F-15K의 엔진 굉음이 관객들의 고막을 터트릴 기세다. 대당 1500억 원이 넘는 이 전투기의 위용만으로도 영화의 보는 재미는 상당하다. 흔들리는 화면과 현란한 편집의 눈속임이 난무하는 영화냐고. 절대 아니다. 실사와 CG를 구분키 어려운 장면의 완성도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든다.

영화는 크게 두 부분의 나뉜다. 약 120분의 러닝타임 중 초반 한 시간은 상냥하면서도 빼어난 미모의 여인을 보는 듯하다. 이른바 ‘여인모드’다. 공군 특수비행팀 소속 태훈(정지훈)이 금지 기동(전투기 조종)으로 에어쇼 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뒤 전투 비행단으로 전출되면서 얘기는 시작된다. 안하무인 성격의 태훈과 그런 태훈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철희(유준상)의 기 싸움은 초반 ‘여인모드’의 소프트함을 상쇄시키기 위한 일종의 양념 수준.

잘나면서도 트러블 메이커인 남자의 곁에는 항상 그를 잡아 줄 여인이 필요하다. 정비반 소속 세영(신세경)이다. 여기에 태훈의 선배이자 편대장인 박대서(김성수)와 같은 팀원 오유진(이하나)의 러브라인이 트윈 콤보로 작동한다. 다소 유치한 장면과 오글거리는 대사발이 눈과 귀를 거슬리게 하지만 작품성과 흥행성을 담보로 하지 않는 철저한 상업영화 측면에서 보자면 충분히 소화 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태훈과 세영의 러브 모드는 CF 감독 출신 김동원 감독의 장기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경비행기를 몰고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은 자연 다큐멘터리의 그것에 버금갈 정도로 유려한 화면을 담아내며 초반 늘어지는 스토리에 쉼표 역할을 한다. 간간히 등장하는 공중 전투 훈련 장면 역시 CF적인 요소를 녹여내면서 소프트한 느낌의 초반 흐름 속에 포인트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한 시간의 다소 지루하고 예쁜 화면 감상이 지칠 때쯤 ‘알투비’는 순간적으로 강렬한 남성미를 풍기는 야수성을 드러낸다. ‘마초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남성 영화로 탈바꿈이 시작된다.

위장 귀순을 시도한 북한 전투기와의 여의도 상공에서 펼쳐지는 공중전은 할리우드 영화 ‘탑건’이나 ‘스텔스’ 프랑스 영화 ‘마하 2.6’에 버금가는 시각효과를 자랑한다. 63빌딩과 한강, 남산 등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와 지형을 배경으로 펼지는 전투기들의 공중전은 분단 상황인 대한민국만의 특수성과 결합되며 순간적인 몰입도를 높인다. 시가 전투 장면 일부에서 CG의 불안정한 합성도가 눈을 거슬리게 하지만 실사의 비율을 높인 전투기들의 공중전 시퀀스가 이를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다. 공군의 지원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인셉션’ ‘다크 나이트’에 참여한 항공 촬영 전문 스태프 ‘울프에어’ 팀이 만든 공중전 장면은 앞으로도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완성도를 자랑한다.

‘알투비’의 공중전은 실사와 CG의 비율이 5:5 정도로 맞춰져 있다. 공중 전투 액션 영화답게 이 영화의 미덕은 한국영화에선 전인미답의 고지였던 항공 액션이다. 공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그 완성도를 높여 시각적 만족도는 할리우드의 그것에 맞춰진 국내 관객들의 눈을 만족시킨다.

반면 전체 플롯의 무게추가 전투기 액션 시퀀스에 맞춰진 관계로 캐릭터간의 스토리와 따로 노는 불편함은 옥의 티다. 하지만 ‘알투비’가 취할 수 있는 선택권이 비주얼과 스토리 중 하나였다면 지금의 결과물은 영리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선택권의 영역 속에서 배우들이 움직일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 갖춰진 ‘알투비’. 여름 영화로서 또 상업영화로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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