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에 1년간 대출 연체자 80만명 증가

입력 2012-08-16 06:00 수정 2012-08-1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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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에 따른 금융권 대출 연체자가 최근 1년간 80만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신용대란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나이스신용평가정보는 가계대출자 1667만6000명의 불량률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4.78%라고 밝혔다. 불량률은 최근 1년간 채무 불이행으로 은행연합회에 통보되거나 3개월 넘게 원리금 상환을 연체한 대출자 비율이다.

이는 금융회사에 빚을 갚지 못하고 불량 대출자가 된 사람이 한 해에만 79만7000명 생겼다는 뜻이다. 주로 저소득자가 분포한 신용도 하위등급(7~10등급)은 불량률이 약 18%로 10명중 2명이 이에 속한다. 반면 고소득자 위주의 상위등급(1~3등급) 불량률이 1%를 밑돌았다.

하위등급의 대출 불량률은 지난해 3월 말 약 16%에 견줘 1년 만에 2%포인트 상승했다. 저소득층을 대거 불량 대출자로 몰아넣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주택담보대출의 부실이다.

주택담보대출 불량률은 평균 2.49%다. 그러나 하위등급은 8등급(20.30%), 9등급(29.69%), 10등급(45.90%) 등으로 평균치보다 크게 높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고용시장 경색과 자영업자 급증으로 저소득층이 빚을 내면서 집값 하락의 여파가 가장 먼저 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난달 대출자 6만2000명을 조사한 결과, 다중채무자(여러 금융회사에서 빚을 낸 대출자)의 30.6%는 자영업자로 파악됐다.

특히 다중채무자 중 5등급 이하 저신용층이 부실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일정소득이 있는 1~4등급은 `4중채무'까지 견딜 수 있지만, 5등급 이하는 여러 곳에서 대출할수록 신용도에 직접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가계대출 부실이 경기 변동보다 6개월 가량 후행(後行)한다고 분석했다. 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리는 만큼 앞으로 부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고 부동산 경기가 둔화한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 가계부실이 심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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