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스마스터스피스 챔프 양제윤, '울보'가 된 사연?

입력 2012-08-19 17:43 수정 2012-09-2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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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받는 선수보다는 믿을 수 있는 선수 되고파

▲양제윤이 넵스마스터스 피스 2012에서 우승확정 이후 어머니 이윤미씨와 포옹을 하고 있다.(KLPGT 제공)
우승확정 후 달려 나오는 엄마를 보자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그간의 고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프로데뷔 후 너무 힘들었던 시간들이 한번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양제윤(20·LIG손해보험)이 19일 강원도 홍천 힐드로사이 골프장(파72·6623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넵스마스터피스 2012(총상금 6억원)에서 프로데뷔 2년 2개월만에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양제윤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다. 어제 선두를 달리면서 우승 기자회견장에 다시 오고 싶었는데 이루게 돼 기쁘다”며 “오늘 경기하면서 조금 불안했지만 드디어 해냈다”고 입을 열었다.

양제윤은 중학교 2학년 때 국가상비군으로 발탁, 2009년부터 국가대표로 뛰면서 호심배 아마추어 골프대회 여자부 우승 등 일찌감치 스타골퍼로서 준비를 다지고 있었다. 2010년에도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어려운 집안사정으로 인해 프로전향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만났다.

또래 친구들이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편하게 선수생활을 할 때 양제윤은 가장으로서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져야 했다.

양제윤은 “경제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일찍 프로로 전향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18번홀에서 우승퍼트를 하고 나서 어머니 이윤미(53)씨가 눈물을 먼저 흘렸다. 이내 양제윤도 엄마를 보더니 덜컥 눈물을 쏟아냈다. 모녀지간의 진한 포옹이 이어졌다. 이제껏 평탄치 않았던 삶이 우승으로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그는 “17번홀부터 울컥해 눈물을 참았다. 마지막홀에 올라오면서 마음을 잘 가다듬었는데, 우승후 우시는 엄마를 보고 나도 기뻐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양제윤(KLPGT 제공)

루키시절인 지난해 양제윤의 성적표는 그리 좋지 못했다. 기대를 안고 프로무대에 뛰어들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양제윤은 10여개 대회에 출전해 톱 10에 세차례 들었을 뿐 프로무대에서의 성적표는 그의 기대와는 다르게 이어졌다.

지난시즌 프로무대 적응을 마친 양제윤은 올시즌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7개 대회에 출전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각 4, 5위에 오르는 등 우승 가시권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양제윤은 “아직 우승은 없지만 올해 들어 기회가 계속 있었다. 예전에는 첫 우승에 대한 욕심이 생겨 마지막에 미끄러진 경우가 있었는데, 오늘은 기회를 잘 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양제윤은 “우승은 해 본 사람이 안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정말 ‘딱 한번만 우승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간절했다. 오늘 첫 승을 해 봤으니까 빨리 좋은 소식 들려드리고 싶다”며 “이번 우승은 내게 ‘해냈다’라는 성취의 의미 보다는 ‘이제 시작이다’라는 각오의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양제윤 잘 하겠지’라는 기대가 되는 선수 보다는 ‘역시 양제윤이구나’하고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며 기자회견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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