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찬바람… 한류도 얼어붙다

입력 2012-08-2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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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일관계의 정색으로 일본에서 반한감정이 고조되면서 한류바람의 위축이 우려된다.
최근 경색된 한일 관계가 한류 열기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직후 갈등국면에 돌입한 한일 관계는 이 대통령이 일왕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면서 급속히 냉각됐다. 이후 한국 드라마의 일본 방영이 급작스럽게 연기되고 우익 단체의 비난이 커지는 등 일본 내 한류가 타격을 입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일본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배우 송일국의 드라마 ‘강력반’이 당초 위성TV인 BS저팬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BS닛폰은 21일 송일국 주연의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를 첫 방송하려다 전격 방송 연기를 결정했다.

송일국은 15일 광복절을 맞아 가수 김장훈 등과 함께 독도 수영 횡단에 참여했다. 이는 일본인들의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송일국 주연 드라마 편성이 연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일본 누리꾼들은 “방영 연기가 아니라 취소해라” “한국과 관련된 방송을 일절 금지해라” 등 연일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일양국의 갈등국면에 부상하는 일본인의 반한 감정이 혐한류로 이어진 경우는 이전에도 있었다. 배우 김태희는 과거 ‘독도 수호천사’로 위촉돼 ‘독도사랑 캠페인’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일본 내 퇴출 시위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김태희는 예정됐던 CF 발표회를 취소하는 등 어려움에 봉착했다.

한류가 민감한 한일 관계의 영향을 받다보니 방송가에는 새로운 풍속이 생겼다. 현재 수목극 시청률 1위를 고수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KBS 2TV 드라마 ‘각시탈’은 캐스팅 단계에서 어려움에 부딪혔다. 일제 강점기의 항일을 주제로 한 작품이기 때문에 일부 한류 스타들이 출연을 꺼리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일본이란 큰 시장을 놓치고 싶지 않은 한류 스타들의 계산적인 행동은 대중의 빈축을 샀다.

대립국면의 한일 관계가 지속되는 한 일본내 혐한류 감정은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불똥이 신한류 전성기를 연 K-POP에까지 튀지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류스타가 소속된 한 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한일관계의 악화로 이에 대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SNS 등을 통한 일본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이 눈에 띈다. 아직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류 산업의 최대 시장인 일본을 놓고 뾰족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없는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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