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오영록 영창문화사 대표 ‘노인정’

입력 2012-08-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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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에 한 가닥 하지 않은 사람 없다고
다투어 목청을 높여보지만
귀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로 세워도 설 수 있는 나이
서로의 이력을 묻지 않기로 했다
모로 선다는 것은
아직 꿈이 있다는 증거다
가로와 세로가 같아 설 수 있는
모로 서기를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마음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모로 선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아픔을 주지 않겠다는 작심이다
까맣게 태웠던 지난 세월의 이력
무명으로 혹 유명으로 살아온 저 노구들
제 살점을 깎아 세운 탑이다
아직 흑심이 길다는 것은
무엇이든 찌를 수 있는 가시이므로 수치다
몸과 마음이 닳고 닳아야 작아지는 욕망
흑심이 작을수록 아름다운 것
이들은 버림받은 것이 아닌
스스로 길을 터주는 베풂이다
살점을 도려내는 고통도 있었지만 지금 이 모습이
가장 완벽한 한 송이 꽃이다
서로의 꽃잎이 되기도 하였고
꽃술이 되기도 하였던 몽당연필들
흑심회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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