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 강화한다

입력 2012-08-2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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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5000억 투입 美 텍사스 오스틴사업장 생산라인 확장

메모리반도체로 성장한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갈수록 메모리반도체의 수익성은 저하되는 반면, 모바일 기기의 확산으로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빠르게 증가하는 시스템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미국 텍사스 오스틴사업장의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을 확장한다고 22일 밝혔다. 투입되는 금액은 약 40억달러(4조5000억원)다.

이번 투자는 오스틴 사업장의 플래시 메모리 생산라인을 시스템 반도체 전용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단행됐다. 28나노 첨단 공정을 적용한 제품 생산을 확대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고성능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수요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시스템반도체는 모바일 기기의 중앙처리장치(CPU)로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비롯해 무선연결 칩셋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말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오스틴 사업장의 메모리 생산라인 일부를 시스템 반도체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시기를 조율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달부터 확장을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해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 부동의 1위를 유지하며 시스템반도체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점령, 세계 반도체 1위 인텔을 따라잡겠다는 복안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메모리반도체의 위상에 비해 초라했다. 메모리반도체는 1992년부터 1등을 지켜왔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1990년대 말 뒤늦게 투자를 시작해 2008년까지도 10위권 밖이었다. 특히 PC 중심 시대에는 미국 인텔이라는 거대 공룡에 밀려 기를 펼 수 없었다.

분위기를 반전한 건 ‘모바일’이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 이후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자 2007년부터 모바일AP를 집중 공략한 결과 세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모바일AP시장 점유율은 무려 73%.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은 시스템 반도체와의 시너지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이같은 성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에서 사상 처음으로 10조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메모리와 비메모리에서 고른 실적을 보이면서 전체 반도체 시장 점유율도 상승세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기며 세계 2위를 지켰다. 지난해말 기준 9.2%였던 삼성전자는 올 1분기 9.8%에 이어 2분기에 10.1%로 뛰어올랐다.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늘어난 75억7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점유율 상승은 반도체 경기 불황에도 메모리 부문에서 우위를 유지한 가운데 최근 공격적인 투자로 모바일AP 등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위 인텔은 반도체 매출이 120억1000만달러로 점유율 16.0%를 기록했다. 3위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점유율은 4.2%, 퀄컴 3.8%, 도시바가 3.2%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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