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회사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했다. 올 상반기 물류를 포함한 신유통 부문의 그룹 내 매출 비중이 10% 이상 늘어나며 식품을 추월, 그룹의 주력사업이 식품에서 신유통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신유통의 그룹 내 위상이 높아지자 주력사업 자리를 놓고 계열사들 간에도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대한통운 인수가 상승효과를 가져온 모습이다.
22일 CJ그룹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을 비롯 CJ GLS, CJ오쇼핑, CJ올리브영을 아우른 신유통 사업군의 실적이 제일제당,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등의 식품 사업군 실적을 1953년 그룹 창립 이래 최초로 넘어섰다. 대한통운 인수와 콘텐츠 사업 성장 등 이재현 회장의 사업다각화 노력이 식품 기업으로 인식되던 그룹이 이미지를 완전히 뒤바꿔 버린 것이다.
신유통 사업군의 상반기 매출은 4조5790억원으로 4조2690억원을 기록한 식품 사업군을 역전했다.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37.1%, 39.8%로 신유통 사업이 그룹 주력으로 떠올랐다.
신유통사업의 확대는 대한통운 인수효과가 컸다. 작년 4대 사업군 중 신유통의 그룹 내 매출 비중은 28.9%에 불과했지만 올 상반기 39.8%로 단숨에 10% 이상 급성장했다.
식품이 절대우위를 점하던 상황에서 물류가 그룹 주력으로 부각되자 식품 부문을 제외한 그룹 매출 비중도 60%를 넘어섰다.
상반기에 생명공학 사업군의 매출은 9990억원을 기록 8.7%를 차지했고, 컨텐츠사업부문이 1조4730억원으로 12.8%,를 보이는 등 사업다각화가 노력이 성공을 거둔 모습이다.
CJ그룹은 그동안 다시다와 밀가루 등을 생산하는 식품기업 이미지와 사업적 한계를 모두 극복하기 위해 1998년 GLS로 물류사업에 진출했고, 이후 2000년 39쇼핑(현재 CJ오쇼핑), 2010년 온미디어, 2011년 대한통운을 차례로 인수했다.
한편 대한통운 효과로 신유통이 주력으로 떠오르면서 그룹 내에서는 계열사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주력을 빼앗긴 식품부문과 신유통간의 기싸움은 물론, 신유통 내에서도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GLS와 대한통운 간에 긴장감이 더해진 상황이다. GLS가 CJ그룹의 ‘적자’인데 잘못하다간 ‘서자’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긴장감까지 돈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두 계열사의 대표도 각각 GLS(손관수 대표)와 대한통운(이현우 대표) 출신을 뽑았다.
CJ그룹 관계자는 “대한통운이 CJ에 피인수되면서 물류 부문이 단숨에 그룹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계열사간 경쟁의식이 커지면서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 그룹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