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나은 퀀트펀드’
올 초부터 지속된 혼조장세에서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는 일반 액티브펀드 보다 객관적·기계적 모델로 운용되는 퀀트펀드들이 훨씬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통상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들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종목을 고르고 매수 매도를 지휘한다.
이와 달리 퀀트펀드(Quant Fund)는 객관적인 재무 데이터로 계량적 모델을 구축해 시장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만든 후 이에 근거한 투자를 진행한다. 투자대상 선정시 펀드매니저의 가치 판단을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인 개량지표로 투자 대상을 선정한다는 얘기다. 특히 투자대상이 고평가 됐는지, 저평가 됐는지를 과거 데이터 기반으로 참조한다. 만약 투자대상이 고평가됐다고 판단하면 매도하고 저평가된 종목하는 매수하는 전략이다.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었던 롤러코스터 장세에서 사람의 판단보다 시스템으로 운용하는 펀드가 진면목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연초 기준 일반주식형 펀드(2.51%) 평균성과 보다 퀀트펀드(5.30%)가 무려 두 배나 웃돌았다.(기준일:2012.8.21)
퀀트펀드 가운데서도 ‘KB퀀트액티브자(주식)클래스’(9.87%), 우리KOSEF펀더멘탈대형주상장지수(주식)(7.55%),‘동양아인슈타인 1(주식)’(5.27% )등이 동일 유형중 최상위 성적을 뽐냈다.
KB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 김승철 팀장은 “올 들어 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퀀트모델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것이 우수한 성과로 이어졌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펀드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운용되는 액티브 펀드보다 계량적 분석기법을 이용한 퀀트펀드가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펀드 전문가들 역시 최근 개별종목 장세가 심화되고 증시 변동성이 커져 퀀트펀드가 액티브펀드 대비 낫다고 조언하면서도 주의점을 당부했다.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 황진수 팀장은 “과거 액티브 펀드들이 패시브펀드에 비해 성과가 양호했지만 시장이 개방되고 성숙됨에 따라 초과성과 달성율이 낮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액티브 펀드들은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털 분석으로 장기안목에서 투자하므로 단기적 변동성이 크지만 중장기 성과는 양호할 수 있어 퀀트펀드와 적절한 비중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PB리서치 오온수 연구원도 “혼조장에선 퀀트펀드가 액티브펀드 대비 합리적인 수익률을 내지만 퀀트펀드 수익률도 각 운용사마다 천차만별”이라면서 “퀀트펀드 선택시 과거 성과가 비교지수 대비 안정적인 초과성과를 달성하는지 정기적인 성과 점검을 통해 종목 교체 기준이 효율적으로 작동중인지 등을 꼼꼼이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액티브펀드 [ active fund ] -펀드매너저의 주식 선택능력에 의해, 종합주가지수 등의 벤치마크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 시장의 전망에 따라 탄력적으로 자산을 배분하고 종목을 선별하면서 적극적인 전략을 사용해 펀드를 운용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퀀트펀드 [ quant fund ] - 직관적·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고 객관적·계량적(수치) 분석기법으로 투자하는 펀드. 즉 펀드매니저가 아닌 각종 지표들을 통해 분석된 기업정보를 토대로 프로그램화된 컴퓨터에 의해 투자가 결정되는 펀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