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항의’호주 육상영웅 피터 노먼 명예회복

입력 2012-08-2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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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올림픽 ‘검은 장갑’시위 동참 호주 의회 사후 6년만에 공식 사과

▲피터 노먼(왼쪽)의 명예가 회복됐다. 올림픽 시상대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경종을 울린지 44년만에 호주의회가 공식사과했다. 사진=뉴시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인종 차별에 항거하는 의미로 시상대에서 미국 흑인 육상선수들이 펼친 ‘검은 장갑’ 사건에 동조했다가 비난에 휩싸여 결국 세상을 등진 호주의 백인 육상 선수 피터 노먼이 하늘에서나마 한(恨)을 풀게 됐다.

호주 의회의 앤드루 레이 의원과 존 알렉산더 의원이 노먼에 대한 호주인들의 처사가 가혹했다며 의회 차원에서 44년 만에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검은 장갑’ 사건은 당시 올림픽 육상 남자 200m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가 미국 내 만연하던 인종 차별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시상대에서 취한 동작이다.

이들은 국기가 게양되고 국가가 울려 퍼질 때 고개를 숙이고 검은 장갑을 낀 오른손 주먹을 하늘로 내뻗는 제스처를 취했다.

은메달을 땄던 노먼은 시상식 때 함께 행동하자는 미국 선수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검은 장갑은 끼지 않았으나 흑인운동을 상징하는 패치를 운동복 상의에 부착하고 나섰다.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행위였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정치적인 동작이었다며 두 미국 선수를 선수촌에서 즉각 쫓아냈다.

이 행위에 동참한 노먼은 귀국 후 호주 국민에게서 갖은 비난에 시달렸고, 1972년 뮌헨올림픽에는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대표 자격을 박탈당하는 등 숱한 수모를 겪었다.

결국 우울증에 빠진 노먼은 2006년 심장마비로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그의 곁에는 멕시코 올림픽 당시 금메달, 동메달을 획득한 스미스와 카를로스가 참석해 그의 관을 들고 곁을 지켰다. 미국에서는 피터 노먼의 날을 제정했으며, 미국 한 대학에는 그를 기리는 동상까지 세워졌다. 비록 조국에서 잊혀 졌을 지라도 세계인들은 그의 의로운 행동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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