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전쟁의 힘?’ 삼성, 전세계 브랜드 가치 6위

입력 2012-08-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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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 10위권 진입… 애플도 지난해 8위에서 올해 1위

삼성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가 사상 처음으로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갤럭시를 앞세운 삼성이 애플과 치열한 특허전쟁을 치루는 과정에서 마케팅 효과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특허 본안 소송 판결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결과가 어떻든 간에 그래도 얻을 건 얻었다는 평가다.

23일 브랜드평가 컨설팅업체 브랜드 파이낸스가 세계 500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의 순위는 지난해 18위에서 올해 6위로 뛰어올랐다. 코카콜라, GE, 토요타 등을 제쳤다.

삼성의 올해 브랜드가치는 381억9700만달러로 평가돼 지난해 가치 평가액 215억1100만달러보다 56% 늘어났다. 평가된 가치는 브랜드로 인해 창출될 예상 현금흐름의 순 현재가치를 뜻한다.

브랜드가치 전세계 1위 기업은 애플로 작년 1위였던 구글을 뛰어 넘었다. 애플은 역대 최고 평가액인 706억달러로 작년 평가액 295억달러에서 무려 200% 이상 불어났고, 순위도 8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삼성과 애플 모두 브랜드 가치에서 큰 성장을 거둔 것은 ‘세기의 특허전쟁’이 큰 역할을 했다.

전세계에서 특허전쟁을 벌이면서 연일 매스컴에 삼성과 애플 이름이 오르내렸고, 이를 통한 인지도 상승 효과가 만만치 않았다는 것. 공짜 마케팅 효과를 얻었다는 얘기다. 물론 삼성과 애플처럼 전 세계적으로 특허전을 벌일 경우 소송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최지성 삼성 부회장은 “내년까지 소송비용이 2억달러(약 23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가 판매관리비용으로 26조2431억원을 쏟아부었던 걸 감안하면 그리 큰 액수도 아니다.

오히려 애플과의 특허전으로 인해 각종 특허 공세에도 튼튼한 기업이란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고, 삼성과 애플이라는 세기의 라이벌 구도를 완성해주고 있다. 특허전 이후 전세계 모바일 시장은 삼성과 애플로 양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특허전쟁의 광고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호주의 유력매체 ‘선헤럴드’에 ‘애플이 막으려 했던 태블릿’이라며 갤럭시탭 10.1을 소개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호주법원이 갤럭시탭 10.1의 판매금지를 요청한 애플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 제품의 판매를 허용하면서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 것인데, 애플과의 특허전을 역으로 이용한 셈이다.

당시 삼성전자 호주 모바일 책임자인 타일러 맥기 사장은 “애플이 제기한 소송으로 갤럭시탭 10.1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져 이 태블릿은 이미 유명한 이름(household name)이 됐다”고 말했다.

높아진 브랜드 위상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이번 특허전으로 인해 보유하고 있던 광범위한 특허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의 파트너를 확장할 기회를 맞았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LG전자가 삼성전자에게 ‘한판 붙자’라며 도발적으로 나선 것도 삼성과 TV 시장 양강 구도를 굳혀 가기 위한 것”이라며 “삼성은 오히려 애플이 먼저 싸움을 걸면서 저절로 라이벌 구도가 형성 됐고, 브랜드 위상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으로 인해 전세계 사람들은 애플에 견줄 유일한 기업을 삼성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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