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변신은 무죄”란 한 광고 카피가 몇 년 전 유행했다. 이 말은 곧 변신이란 단어의 의미가 갖는 양면성을 말한다. 성공적인 변신은 기존 이미지의 탈피란 순기능을 담당하지만 자칫 잘못될 경우 거부감을 도드라지게 하는 역기능으로 발생된다. 배우들의 숙명 또한 그렇다. 최근 한국영화의 흥행세가 할리우드의 그것을 넘어서고 있다. 그 이면에는 배우들의 프로 근성이 담긴 이미지 변신이 한 몫하고 있다.
‘도둑들’에서 어리바리한 한국계 중국 도둑 앤드류로 출연한 그는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1000만 관객 동원의 한 축을 담당하며 달인급의 연기를 선보인다. 반면 ‘공모자들’에선 웃음기를 쏙 뺀 채 출장 외과의사로 분해 서늘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그 뿐인가. ‘미운 오리 새끼’에선 고문으로 정신이 나간 아버지역을 맡았다.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은 오달수를 “하늘에서 내게 준 요정 같은 존재”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모자들’의 주인공 임창정은 “오달수에게 연기력을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존재하는가”라며 반문했고, 곽경택 감독은 “오달수 때문에 ‘미운 오리 새끼’가 무게 중심을 잡았다”며 감사를 전했다.
임창정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나 조차도 정말 어색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 안의 악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면서 “그 모습을 꽤 뚫어 준 감독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단 번에 꽃미남 스타 대열에 합류한 송중기의 변신은 올해 최고로 손꼽아도 부족함이 없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젊은 세종과 로맨틱 코미디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를 통해 망가짐도 가능하단 점을 선보인 야생소년으로 연기 경력에 일대 도전을 선언한다.
이밖에 가수 출신의 박지윤은 칸 영화제 10주년 레지던스 지원작으로 화제를 모은 ‘청포도 사탕 : 17년 전의 약속’에서 신비한 느낌의 소설가 ‘소라’와 KBS 시트콤 ‘닥치고 패밀리’에서 엉뚱한 매력의 ‘우지윤’ 역을 맡아 평소 도시적이고 차가운 이미지를 벗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