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이어 경제도? 일본과 같아진 신용등급…“선진국으로 도약했다”

입력 2012-08-2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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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올림픽 축구에서 일본을 2:0으로 격파해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딴 한국이 경제 분야에서도 선방을 날렸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7일 한국의 등급을 ‘A1’에서 ‘Aa3’으로 한 단계 올리면서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경제대국 일본이 한국에 통화스와프 축소 등 경제 제재를 검토 중인 시기에 오히려 한국의 대외 채무 이행 능력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무디스가 확인시켜준 것이다.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함에 따라 3대 신용평가사 중 2곳의 등급이 일본과 같아지게 됐다. 피치도 한국을 일본과 같은 ‘A+’로 평가하고 있다.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노는 물이 달라졌다. 영국 축구로 치면 챔피언십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간 것”이라고 평했다.

◇한국 더블A로 한국경제 선진국 도약 = 이번 무디스 등급 상향이 ‘노는 물이 달라졌다’라고까지 표현되는 이유는 ‘더블A’ 등급이 갖는 특별한 의미 때문이다. 한국이 외환위기 이전의 A1은 ‘싱글A’ 수준에서 최고 등급이지만 대외 지급 불이행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반면 이번에 받은 ‘더블A’ 등급은 지급 불이행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것을 뜻한다.

전 세계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고 올해 한국을 제외한 A등급 국가들의 등급을 한 곳도 올리지 않는 상황에서 더욱 뜻깊다. 그렇다면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전격적으로 높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한국이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회원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 국가 부채가 가장 적은 데다 정부 재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어 건전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나라곳간’이 든든하면 문제가 생겨도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또 수출경쟁력을 바탕으로 외부충격에 대응을 잘 하고 있으며 앞으로 세계시장 여건이 개선되면 가장 빠르게 도약할 수 있는 국가로 봤다.

국내 은행들도 단기 외채 비중과 예대율이 하락했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북한의 김정은 체제 이행에도 한미동맹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 신용등급 상향 경제적 효과 연간 4540억원” = 이번 무디스의 등급상향으로 파생된 이자비용 절감효과만 연간 4540억원(4억 달러) 가량으로 전망됐다.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통상 가산금리가 15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포인트) 인하된다는 해외 투자은행(IB) 등의 분석에 따라 정부가 한국의 외화표시 채권(6월말 기준, 2700억달러)에 적용해 추산했다.

또 이번 무디스 국가 신용등급 변경으로 산업은행, 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주택금융공사, 장학재단의 신용등급도 ‘Aa3’로 함께 상향조정됐다. 이 밖에도 해외 채권 발행과 외화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무디스에 이어 피치·S&P도 9~10월 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 =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사상 최고등급으로 조정함에 따라 다른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무디스가 다른 신용평가사와 달리 우리나라를 ‘더블A’ 등급으로 가장 높게 보고 있어 앞으로 S&P나 피치의 신용등급 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결과 발표는 오는 9~10월중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신용등급은 평가사마다 다르지만 대개 신뢰도를 고려해 비슷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로, 신용평가사 3사 중 가장 낮게 부여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AA-’ 등급으로 우리나라와는 두 단계나 차이가 난다. 무디스가 이번에 중국과 일본을 한국과 같은 신용등급으로 조정함에 따라 S&P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피치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중국·일본과 같은 ‘A+’로 평가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피치가 북한리스크 중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지도부 교환 체제를 등급전망의 주요 요소로 보고 있는데 지난 7월 김정은의 국가원수 칭호 후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피치의 등급상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피치는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려 등급 자체의 상향 조정이 기대되고 있다. 통상 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올리면 6개월에서 1년 내에 상향 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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