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슈] 미국 중서부 가뭄에 곡물값 최고치 행진

입력 2012-08-29 10:31 수정 2012-08-2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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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초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육류 가격도 상승 압박

반세기 만의 최악의 가뭄이 미국 농가를 강타하면서 글로벌 식량대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곡물 시장조사업체인 프로파머에 따르면 중서부 곡창지대를 강타한 이상고온과 가뭄 현상으로 옥수수·대두 같은 주요 농산물 작황이 2003년 이래 최악을 기록할 전망이다.

자칫하면 곡물 가격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촉발하는 애그플레이션 뿐만 아니라 2007~2008년 제3세계 국가들을 덮친 식량대란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프로파머에 따르면 옥수수 생산량은 104억7800만부셸(옥수수 1부셸=25.4kg), 에이커(ac·약 4046m²)당 수확량은 120.25부셸을 기록할 전망이다.

앞서 미국 농무부는 옥수수 생산량이 107억7900만부셸, ac당 123.4부셸을 예상했다.

프로파머 조사에서는 대두 생산량 역시 농무부의 전망치보다 적었다.

미 농무부는 26억9200만부셸(대두 1부셸=27.2kg), ac당 36.1부셸을 전망한데 비해 프로파머는 26억부셸, ac당 34.8부셸을 예상했다.

프로파머는 비가 빨리 와야 예상치도 가까스로 달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US코모더티즈의 돈 루즈 애널리스트는 “작년에도 흉작에 가까웠지만 올해도 마찬가지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미국 중서부 곡창지대를 강타하고 있는 이상고온과 가뭄으로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글로벌 식량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디애나주 노블스빌 북쪽의 모스리저보 호수 바닥이 극심한 가뭄으로 갈라져 있다. 노블스빌/AP연합뉴스

미국의 곡물 수확량이 감소하면 세계의 식량 공급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미국산 옥수수는 전세계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옥수수와 콩은 식품 뿐만 아니라 가축 사료로도 쓰인다.

곡물 가격 상승이 육류 등 식료품 가격 전반에 파장을 미치는 구조다.

2007~2008년 세계를 강타한 식량대란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이래서 나온다.

옥수수와 콩에 비해 신흥국의 주식인 쌀과 밀은 아직 폭등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이상기후가 지속되면 가격이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영국 기상센터와 미국 해양디기청은 공동 보고서에서 “미국의 이상고온과 가뭄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세계기상기구는 최근 이상기후는 7~9월 사이 발달하는 엘니뇨 때문이라고 전했다.

엘니뇨는 중부 및 동부 적도대의 태평양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으로 기상이변을 유발한다.

기상이변에 따른 곡물 수확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연결된다.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대두 가격은 지난달 15일 이후 30% 가까이 뛰었다.

옥수수 가격은 올들어 28% 뛰었다.

곡물 값 상승 부담은 소비자들에게도 성큼 다가오고 있다.

가축 사료비가 늘어나면서 축산 농가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 때문에 육류 값도 들썩이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앞서 가축 마리당 건초 공급량이 25년여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료용 곡물 값이 뛰고 있는 가운데 대체재로 쓰이던 건초 값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축산농가의 육류 출하량이 줄면서 고깃값은 더 뛸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미국에서 육류 출하량이 40년 만의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고 미국 농무부는 전망했다.

지난달 육류 소매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쇠고기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중부 지역에서는 9% 상승했다.

베이컨은 1.6%, 햄은 8%, 닭고기는 16%로 가장 많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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