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에 처한 일본의 시스템LSI(대규모 집적회로) 반도체 대기업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가 미국 사모펀드에 매각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인수·합병(M&A) 전문 사모펀드인 KKR이 제3자 할당 증자를 통해 르네사스에 1000억엔(약 1조4400억원)을 출자해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KKR은 르네사스의 대주주인 NEC, 히타치제작소, 미쓰비시전기 등과 협상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 르네사스 인수에 공식 합의할 예정이다.
KKR은 주주들의 승인을 얻어 연내 르네사스 주식의 과반을 취득하기로 했다. 르네사스 주식의 시가총액은 약 950억엔이다.
르네사스는 전체 근로자의 약 30%인 1만4000명을 감축하고, 국내 9개 공장을 3년 내 매각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KKR이 경영권을 취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도쿄증시에서 르네사스의 주가는 폭등세를 보였다. 오후 2시25분 현재 르네사스의 주가는 전날보다 35% 폭등한 308엔을 기록 중이다.
도이체증권의 미야모토 다케오 애널리스트는 “경영 파탄 가능성을 감안해 매도했던 투자자들이 KKR의 경영권 취득 소식에 되샀다”며 “증자에 따른 발행 주수 증가로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르네사스의 주가는 시스템 LSI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로 3대 주주와 은행 채권단의 지원 소식이 나온 후 심한 변동성을 보여왔다.
대주주와 은행 채권단은 지난 7월 르네사스의 대규모 구조조정 발표와 함께 495억엔의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